혼자 글을 써오고 있었습니다. 무엇에 대해 쓰고 싶은지도 모르고 제 하루를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줄리언 무어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된 <스틸 앨리스>에서 저명한 언어학자였던 주인공 앨리스가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장면을 보고 난 이후부터였죠.
습작들이 쌓여가고, 많은 공모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저도 용기를 내서 투고를 시작했어요. 늦은 밤 퇴근하고 수첩 위에 빼곡하게 쓰고, 지우고, 때로는 찢어버리고... 여러 번 고배를 마시며 조금씩 초조해져 가던 시기였어요. 혼자서 공부해 왔기에 세상의 눈으로 내가 많이 부족한가 보다란 자조 섞인 생각으로 움츠러들게 되더라고요. 조금 더 노력하면 될 것을 그렇게 마음먹는 게 잘 안되더라고요.
이번 제19회 최치원신인문학상을 받았습니다. 당선되었다는 전화를 받고 얼마나 방방 뛰었는지 몰라요. 좋아서 울기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 보니 지구 반대편 주민들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기분 좋은 수상 소식도 있습니다. 우리 글친구분들이 주시는 귀한 상. 오렌문학상도 받았어요.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요^^ 오렌님, 정말 정말 감사해요! 글을 통해 우리가 나눈 생각과 공감의 이야기들. 오래 남을 거예요. 제 마음 속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