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구력도 한 방도 아닌 것 같습니다.
뭔가를 지속적으로 반복 행위를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어떤 지점에서 '저스트 매칭'이
되는 거죠.
수많은 '미스 매칭'의 운동성이 모여
엇박자가 반복되다가 정박으로 한 번
맞을 때가 있는 거예요.
영화를 찍을 때마다 두렵습니다.
내 결정으로 부끄러운 결과를 반복할 때
그건 공포입니다.
무서움을 줄이기 위해 저는 배우와 스태프
각자의 욕망이 충돌하지 않게 교통정리를 합니다.
그들의 욕망의 신호체계를 끊임없이 파악해서
드나들게 하는 교통 경관이지요.
각자의 욕망이 서로 사이좋게 지나가도록.
- 2015년 9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이준익 감독 인터뷰 중
이준익 감독의 인터뷰를 보며, 나의 '저스트 매칭'이 언제일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평상시의 저는 헛발질이 두려워서 주춤거리거나, 아예 시도를 하지 않는 편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모든 일이 계획대로 변수 없이 흘러가기를 바라며 늘 타이트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전형적인 K장녀의 책임감은 등짐을 내려놓을 틈이 없게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계속 물레를 돌리는 일을 하게 만들죠.
한번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해 본 적이 있어요. 책꽂이에 다 쓴 원고지 노트가 늘어가고, 그 안에 가득 담겨 있는 나만의 이야기와 생각들을 바라보면서요. 전래동화에 나오던 이야기 주머니, 그게 제 원고지 노트들이죠. 저 녀석들이 계속 수런거려서 가끔은 늦은 밤 잠 못 들고 혼자 뒷 이야기를 상상하거나 시를 쓰면서 밤 잠을 설치던 날들이 많죠.
그러던 중, 오렌작가님의 오렌문학상을 받으며 우리들의 이야기가 공유되고, 댓글로 확장되고 또 하나의 이야기가 탄생하는 신기한 과정들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예정옥 작가님을 주축으로 오렌문학상 수상자들이 릴레이 형식으로 앞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그곳에서 발견한 주제를 갖고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죠.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마니피캇이란 이원길 작가님의 독립출판사를 통해 그 결과물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제 첫 종이책 출간이기도 합니다. 두근두근 심박수가 이만큼이나 올라갑니다. 이번에 저는 소설로 도전했거든요.
여러분들께 갓 출생신고를 마친 우리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오렌작가님을 필두로 출판을 담당한 이원길 작가님까지 총 18인의 각양각색의 이야기들이 따뜻한 온기로 꽉 채워진 책이죠. 표지도 정말 아기자기 너무 귀엽죠? 이 모든 과정을 총괄한 오렌작가님과 이원길 작가님께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이준익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말한 교통정리를 훌륭하게 마친 오렌작가님과 이원길 작가님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여정을 함께 한 우리 16인의 브런치 작가님들의 협력과 합심하는 마음도요.
각각의 이야기를 읽으며 울며 웃다, 마음결이 보드라워지는 소중한 시간들을 경험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책 소개해 드립니다. 궁금하시죠? 궁금하실걸요? 궁금하셔야만 합니다! 제~~~~~발요! (어쩐지 주문처럼... 계속 반복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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