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장(風葬)

by Bono








이미 풍화되어버린 기억,
성긴 뼈대로 남은 시간을
힘겹게 밀어 올리는 계절


생이 지고 피는 게
동백 같던 당신 있어
낙엽 분분한 11월엔 마음 한켠
허물 수 없는 빙벽이 되고


길게 누운 그림자꽃
온전히 포개어지는 두 영혼,
부리를 내민 새가 된 합일을
바라보다 주저앉는다.


새들도 잃지 않는 이 길을
나는 얼마나 헤매야 하는지
닿지 않을 네게로 가는 길.


닫아둔 마음 빗장 요란히
달강이는 겨울의 길목,
어둑한 입구에서
다시 또 버릇처럼 길 잃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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