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락원

by Bono






생이 접붙는 소리 고요하고 쉼 없다


꿀벌의 날갯짓이 불러 온 바람


연잎을 감싸 군불을 넣고


바로 뜬 눈으로는 훔쳐보지 못할 곳


곧게 내린 정오의 빛 금침으로 펼쳐지니





장막 뒤로 시작된 긴 꼬리 날생들의 무도


한번도 맞닿지 않은 꼬리,


휘감아 붙든 날카로움에 놀라


수직으로 떨어지다 꽃방을 날아오르다





다시 너일 수 없고,


네가 될 수 없기에 단 한번 추는 춤


날개 끝까지 팽창해 부딪혀오는 몸짓


일생의 구애로 시작되는 꽃잠





혀 내밀어 삼키려던 두꺼비 둔한 눈


본능의 계절이 뿜어내는 향에 취해


느릿하게 감기우다 포르르 짝을 찾고





뒤늦게 깨어난 수련, 머리 위 신방에


볼 붉히며 물들어가는


들리지 않는 호흡과 몸짓으로


풀물만 짙어가는 한여름의 연못


그들만의 실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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