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였던 채취 날
이틀 전 다섯 번째 난자 채취를 하고 왔어요.
채취하기도 전에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저는 원래 혈관이 남들보다 많이 안 보이는 편이에요.
채혈할 때나 수액을 맞을 때 항상 고생을 해요.
그런데 이번 난자 채취 전 수액을 연결할 때, 인생 최대의 혈관 찾기 고생을 하게 될 줄은 몰랐었어요.
저의 체질과 혈관의 문제이기에 간호사 선생님들 탓은 아니에요.
오히려 끝까지 고생해서 수면 마취를 할 수 있게 해 주신 게 감사할 정도였어요.
간호사 선생님 네 분이 오실 정도로 혈관이 잘 안 찾아졌으니까요.
양쪽 손등, 팔 여기저기 여러 번 시도 됐어요.
이전 채취할 때보다 혈관이 더 얇아졌고 더 잘 터진다고 하셨어요.
왜 나는 채취하기도 전부터 이렇게 힘들어야 할까, 왜 남들보다 더더더 쉽지 않을까
이런 마음이 들어서 혈관 잡는 내내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어요.
간호사 선생님들끼리 혹시 정 혈관을 못 찾으면 비수면으로 해야 하나? 근데 이 분 채취 개수가 좀 많아서 비수면은 힘드실 거야. 이런 이야기도 들렸어요.
비수면으로 할 생각에 갑자기 너무 무서웠어요.
시간은 자꾸 가지, 나 때문에 간호사 선생님들이 다 와있어서 밖에 다른 사람들 대기가 길어졌다는 소리에 혈관은 더 수축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결국 어떻게든 찾아주셔서 손등 한쪽에 간신히 주사 라인이 잡혔고 수액도 문제없이 들어가서 채취실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수면약 들어가기 직전에 혈관이 또 터질까 봐 너무 걱정이 됐었는데 다행히 수면약은 잘 들어갔어요.
잠이 들었지만 하도 바로 전 시간 동안 고생한 탓인지 반쯤 깨서 난자 채취할 때도 다른 때보다 힘들었어요.
그래도 채취가 끝나고 회복실에서 의식이 들자마자 끝나긴 끝났구나라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어요.
이렇게 혈관 잡기가 힘들다면, 이번 채취가 마지막이어야 할 텐데.
만약 또 채취해야 한다면, 그땐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에 막막해졌어요.
이날 이때까지 살면서 저만큼 혈관 잡기 어려운 사람들이나 일화조차 못 들어본 것 같아요.
혹시 혈관이 잘 안 보였다가 완화되신 분들이 계시거나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 방법 아시는 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인터넷 찾아보니 체질이고 별 방법이 없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뭐라도 해보고 싶어서요.
두 시간 넘게 누워서 회복한 후 채취 결과를 듣기 위해 진료실로 들어갔어요.
채취 개수는 충분히 나왔다는 원장님의 첫마디를 들었어요.
항상 세네 개, 많아봐야 열개 미만이 나왔었는데 처음으로 열네 개가 채취되었어요.
수정, 동결까지 잘 시도해보겠다는 원장님의 말씀에 든든했어요.
앞전에 아무리 고생을 해도, 목표한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오니 기분 좋게 병원문을 나설 수 있더라고요.
더 정확한 결과는 다음 주에 들으러 갑니다.
우여곡절 많았던 저의 다섯 번째 난자 채취 이야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