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해도 하루는 주어진다.
침대가 나를 끌어당길 때,
계속 졸음이 쏟아질 때
할 일은 있는데 미룰 수 있을 만큼은 미루고 싶을 때
그런 내가 한심해서 더 땅굴을 파고들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와 다르게
시간은 참 성큼성큼 열심히도 흐른다.
나를 어떻게 일으켜야 할지 모르겠어.
누군가 강제로 일으켜 줄 사람도 없다.
있다고 해도 '활동할 마음 근력'이 없어 금방 침대로 쓰러져 버릴 것이다.
요즘 내가 쓰고 있는 특별할 것 없는 방법 몇 가지는 이렇다.
1. 무기력의 마감 시간을 정한다.
마감 시간을 정하고 지킬 수 있으면 애초에 누가 무기력 하겠는가. 맞다. 힘들다.
그러나 어쨌든 평생 무기력하기로 정해서 이 글을 읽는 게 아닐 것이다.
언젠간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라면 그 '언제'를 정해보자.
새벽 시간으로 정할 수도 있고 저녁 이후처럼 늦은 시간으로 정할 수도 있다.
나는 되도록 해가 떠있으며 대부분의 사람이 활동하는 낮 시간으로 정했다.
이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남들이 다 쉬러 들어가는 저녁에 혼자 뭔가를 시작하려니
그것 또한 힘들게 느껴졌다.
오후에 시작하더라도 늦어도 2시엔 무언가를 시작하는 편이다.
2. 별거 아닌 것들로 시작하기
무기력 끝. 이제 본격적이고 대단한 일 시작!
이렇게 하면 오래 못 간다.
사실 그런 시작을 하고 싶은 마음조차 없다.
하루 시작용 별 거 아닌 일들 목록
-손수건 빨기 (세탁 종류는 상관없지만 손수건 정도는 힘을 많이 안 빼도 돼서 좋다.)
-양치, 머리 감기 (집에 있어도 씻는 순간 마음이 조금 새로워진다.)
-청소기 돌리기 ( 최대한 덜 귀찮은 집안 일하기)
-이부자리 정리하기 ( 침구가 자고 일어난 상태 그대로면 다시 눕기 쉽다.)
-짧은 글쓰기 ( 노트북이나 다이어리 등 쓰고 싶은 곳에 현재 내 감정 상태라도 적어보자.)
3. 여기까지 한 자신을 칭찬해 주기
그 힘든 일어나기도 성공했는데 거기다 활동까지 했으니 너무 훌륭하다.
활동 시간은 개인마다 다르기에 얼마 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진 모르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아무것도 안 한 내가 아닌 것이다.
한 번 해봤으니 내일은 오늘보다, 모레는 내일보다 점점 더 쉬울 것이다.
다시 어려워지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때의 나는 아무것도 해보지 않고 그대로인 내가 아닌
한 번은 해본 나의 상태이다.
상태가 달라진 것이다.
4. 실패해도 지속하기
1번의 일어나기 조차 안 되는 날이 계속 지속되거나 다시 또 찾아올 것이다.
잘 안된 날은 그냥 그런 날인 거다.
난 역시 형편없는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연장하지 말자.
오늘은 그냥 그런 날.
실패는 명확하지만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성공은 반복적이고 크게 칭찬하자.
그렇게 하루하루 가보자.
나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도.
성공이 쌓여있는 너무 먼 미래도 생각하지 말고 일단 그저 오늘 하루만 바라보자.
미래의 형체가 좀 더 드러날 때까진 오늘의 내 안위만을 잘 챙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