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이른 기대감
배아 이식 후 4일째부터 6일째까지 임테기를 10개 이상했다.
바로 임테기에 희미한 두 줄이 떴었기 때문이다.
3-4일 기대감이 증폭됐지만 마음 한편에 뭔지 모를 싸함이 있었다.
이렇게 빨리? 쉽게? 그럴 리가 있나? 하는 마음이었다.
그 예감은 꽤 정확했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임테기에서 연하게라도 두 줄이 나오면 임신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거였다.
비임신이라면 애초에 그 연한 선이라도 나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처럼 난임 시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맞는 주사가 있다.
난자 채취하기 전, 과배란 유도로 자라 있는 난포들을 마지막으로 성숙시키는 주사인 오비드렐이 임테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난임 시술을 하기 전엔 모를 수 있는 일이긴 했다.
이 사실 하나 배움이 있었지만 기분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지금 나타난 두 줄은 오비드렐의 영향이 거의 100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피검사 전까진 임테기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실망도, 기대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실망할 일이 있다면 피검사 결과가 나오는 그 순간까지 미뤄두고 싶다.
이런 피 말리는 고생 없이 아이가 태어난 사람들은 그야말로 정말 축복이다.
물론 개개인마다 상황이 달라서 누군가에겐 공감받지 못할 말일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 아직 아이를 가질 준비가 안 돼서, 좀 더 개인을 위한 삶을 살고 싶은 시기라서, 그냥 아이를 원치 않아서 등의 상황이었는데 아이가 태어나서 당혹스러운 사람들도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겐 내 이야기가 속 모르고 좋겠다고 하는 말로 들릴지 모른다.
아니, 그게 맞다고 해도 현재 아이가 있는 상태를 좀 더 행복하게 누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물론 육아는 그 어느 것보다 힘든 일이다.
하지만 아이를 가진 것, 키우는 것 자체로 마음 고생하고 그 소중한 순간들을 마음껏 행복감을 느끼며 지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나와 같은 누군가에겐 사무치게 부러운 현재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 귀중한 복을 이미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흠뻑 누렸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