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섬의 습도와 바람 - 첫 위로를 건넨 순간

낯선 공기, 첫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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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섬의 공기는 처음부터 달랐다. 무겁고 눅진한 습기가 몸을 감싸고, 피부에 닿는 공기는 마치 바닷물을 얇게 펴 바른 듯 미세한 소금기를 품고 있었다. 새로 이사한 집 창문을 열었을 때,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이방인인 내게 이곳의 첫인상은 묘하게 무겁고 낯설었지만, 왠지 모르게 위로받는 느낌도 있었다.


주룩주룩 흐르는 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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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가 심한 날이면 유리창 밖에는 물방울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차 표면에도 물이 줄줄 흘러내려 모래 먼지와 섞여 마치 세차를 다시 해야 할 것처럼 보였다. 그런 날 아침이면 문을 열자마자 습한 공기가 몸 전체를 감싸고 들어왔고,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이마와 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옷은 금세 젖었고, 그 불쾌한 끈적임은 하루 종일 내 곁에 머물렀다.


적당한 습도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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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부다비 섬의 날씨가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습기가 아주 적당했다. 그런 날 아침이면 공기 속에 감추어진 미세한 바다의 향이 나를 부드럽게 감쌌다. 그럴 때면 산책을 나가고 싶어졌고, 나는 집 근처의 바닷가로 향했다.


고요한 아침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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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 섬의 아침은 고요하고 느긋했다. 창밖으로는 야자나무들이 흐린 하늘 아래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문밖으로 나와 근처 바닷가로 향했다. 바다는 짙은 회색빛을 띠고 있었고, 바람은 바다의 냄새를 가득 담아 내게로 불어왔다.


첫 번째 친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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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부다비에 왔을 땐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다. 말 한마디 제대로 통하지 않고, 문화도 언어도 달랐다. 하지만 바닷가에 서서 가만히 그 공기를 마시고 있으니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조용히 풀어졌다. 그 순간의 습도와 바람은 내게 건네진 아주 작은 위로였다.


모래사장을 걸으며 발밑에서 부서지는 파도의 촉감을 느꼈다. 부드럽고 미지근한 바닷물은 발가락 사이로 스며들었고, 습기를 머금은 공기는 피부를 감싸며 서서히 몸속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었다. 그 순간, 나는 비로소 이 낯선 도시와의 첫 번째 친밀함을 경험했다.


인생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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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이렇게 불쾌지수가 높은 날과, 때로는 위로가 되는 날이 교차하며 흘러갔다. 인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기분 좋은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이 섞이며 하루하루가 채워지고 있었다. 어느 날에는 내 마음을 짓누르는 습기 같은 우울함이 찾아오기도 했지만, 또 어떤 날은 가볍고 청량한 기분이 나를 감싸기도 했다.


작은 위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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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아부다비 섬에서 첫 위로를 받았다. 화려하지 않고, 특별한 사건이 아니었지만 그 소박한 순간이 내게는 강렬했다. 습기와 바람, 그리고 아주 작은 고요함 속에서 나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자주 찾아왔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나를 압박했다. 하지만 그런 순간마다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조용히 나를 위로하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었다.


나는 종종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멈춰 서서 바람을 맞았다.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면, 바다의 냄새와 함께 나를 토닥이는 듯한 바람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과 두려움이 잠시 멈추었다.


혹시 당신도 지금, 조용히 다가오는 작은 위로가 필요하지 않나요?


오늘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 작은 순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어떤 순간, 어떤 장소에서 처음으로 위로받았나요?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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