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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Wonderland

대만 핑시선(平溪線) 기차여행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찾아서

by 엄지사진관

대만에서 주어진 하루 휴가.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핑시선 기차여행을 하기로 했다.

자연의 신비를 보여주는 예류, 활기가 넘치는 야시장, 대만의 야경을 볼 수 있던 101 빌딩 보다 기억에 남는 핑시선 기차여행.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담은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찾아 떠났다. 좋아


타이베이의 옛 모습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

묵직한 DSLR 보다.

필름 사진기가 어울렸던 곳.

타이베이 역 1층 기차역으로 간다. 4번 플랫폼이 루이팡(瑞芳) 역으로 가는 기차.

여행 전에 정보를 많이 알고 가지 않아서 역무원에게 '루이팡?', '훼이팡' 이렇게 물어보았다.

어줍지 않게 배운 영어와 중국어..

하지만 이때부터 문제가 생겼다. 정확하게 알아들으면 문제가 없으나

뭐든 어설프게 배운 게 문제다. 분명... 역무원이 4B에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의심이 많은 나는 믿지 않아 타이베이 역에서 한참을 헤매아했다.


- 루이팡(瑞芳)행은 보통 4B에서 타면 된다.

- 티켓을 구입해도 되고 타이베이 교통카드인 Easy Card로 찍고 들어가도 된다.

8시 20분 루이팡(瑞芳)행 기차에 탑승했다.

기차가 이건 뭐 지하철 수준. 그래서 처음에 다른 여행자들의 여행기를 보고, 봤던 것과 달라서

지하철에 있는 사람들에게 '루이팡(瑞芳)행 맞아요?'라고 10분 정도한테 물어봤다.

누군가는 왜 내가 가르쳐 줬는데 믿지 않지?라고 생각했을 수 있을 정도.


덕분에 루이팡(瑞芳) 역에 도착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나를 보고 여기서 내리라고 소리쳐줬다.


플랫폼을 나가지 않고 바로 앞에 보이는 창구에서 핑시선(平溪線) 1일 기차권을 구입한다.

- 기차에서 하차 후 바로 앞에 플랫폼에서 기차표 구입을 한다.

- 핑시선(平溪線) 1일 티켓 NT$54



타이베이 역에서 루이팡(瑞芳)행 기차를 타고 루이팡(瑞芳) 역에 하차합니다.

플랫폼을 나가지 않고 바로 앞에 보이는 창구에서 핑시선(平溪線) 1일 기차권을 구입한다.

티켓을 구입한 오른쪽에 보이는 시간이 핑시선(平溪線) 출발 시간입니다.


루이팡(瑞芳) 역 → 허우동(候硐) → 스펀(十分) → 핑시(平溪 ) → 징퉁(菁桐)

중간에도 간이역이 정말 많지만 가장 많이 가는 코스이다.

루이팡에서 출발하는 첫 기차는 04:39, 마지막 기차는 22:00/ 운행간격 40분 ~ 1시간 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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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시선(平溪線)에서 꼭 둘러봐야 할 마을은 스펀(十分) → 핑시(平溪 ) → 징퉁(菁桐)

요즘은 허우동(候硐)도 고양이 마을로 유명해져서 많이 갑니다.


추천은 루이팡(瑞芳)에서 출발해 징통(菁桐)을 보고 징통(菁桐)에서 편하게 않아서 루이팡(瑞芳)으로 돌아오는 코스


1. 루이팡(瑞芳) 10시 59분에 출발하면(붉은 박스) 허우동(候硐)은 11시 05분에 도착합니다.

2. 허우동(候硐)에서 스펀(十分)으로 가는 다음 기차는 그 밑에칸인 11시 51분에 있습니다. 50분까지 허우동(候硐) 역으로 오면 되겠죠? 약 40분간 시간이 남습니다. 이 시간에! 허우동(候硐)을 구경합니다.

3. 11시 51분에 허우동(候硐) 역에서 스펀(十分) 기차를 타고 가면 12시 13분에 도착합니다.

4. 스펀에서 다음 기차 시간은 12시 58분! 다음 기차 시간까지 구경을 하면 됩니다.


핑시선 기차여행을 위해 아침 일찍 타이베이 역에서 출발하는 게 여유 있다.

생각보다 마을이 작아서 1시간이면 넉넉하게 구경을 할 수 있다.

스펀(十分), 핑시(平溪 )에서 천등을 날릴 경우에는 시간을 좀 더 넉넉하게 보내면 좋다.


2.jpg 종착역인 징통(菁桐) → 핑시(平溪 ) → 스펀(十分) → 루이팡(瑞芳) 행 시간표
루이팡(瑞芳)역 내부

루이팡(瑞芳) 역은 핑시선 기차여행 보다.

예류, 지우펀으로 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

역 앞을 나오면 택시투어가 있는데 정액제로 지우펀까지 15분소요, NT$180/ 진과스 까지는 NT$240

핑시선(平溪線) 기차가 들어오고 있다. 기차 여행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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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동(候硐) 역 고양이 마을


루이팡(瑞芳) 역에서 한 정거장! 허우동(候硐) 도착.

- 5분 소요

- 다음 스펀으로 향하는 기차는 허우동에서 10 : 10, 11 : 05 출발.

- 9시 30분 전에 도착했으니 35분 구경하고 10시 10분 기차를 타고 스펀으로 출발 예정

허우동(候硐)역 고양이 마을

루이팡(瑞芳) 역에서 5분 뒤 허우동(候硐) 역 고양이 마을에 도착했다.

허우동(候硐) 역에 내려서 역무원에게 다음 기차가 몇 시 있는지 물어보니 10시 10분, 11시 5분에 있다고 했다.

스펀과 핑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허우동에서는 30분 동안 보기로 했고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그렇게... 한걸음 내려왔는데. 허우동(候硐) 역위에서 바라본

이 작은 마을 모습이 너무 조용하고 한적하고, 일본 교토에 온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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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너무 편안해졌다.

기차여행 떠나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우동 마을은 탄광업이 발달하면서 운송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하곡을 따라 많은 역을 지으면서 촌락이 형성되었는데 그중 한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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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동(候硐) 역 고양이 마을


1910년 말, 지룽하곡에 탄광업이 발달하면서 운송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하곡을 따라 많은 역을 지으면서 촌락이 형성되었다. 기차를 타고 지나가 보면 정말 탄광촌의 느낌이 남아있다. 1992년 탄광업이 몰락하면서 관광열차로 개조하여 지금은 관광객을 태운 열차가 철로 위를 여유롭게 달린다. 기차가 구불구불 철로를 따라 다리, 폭포, 옹기종기 사이좋게 모여있는 마을 한가운데를 지난다. 마을은 전쟁 전에 지어지 목조 역사와 오래된 찻집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현실 감각을 잊게 한다.

허우동역 북쪽은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이 있다.마을위에서 바라본 허우동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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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가락국수역에서 10시 10분 기차로 오니 스펀역에 10시 38분 도착

- 다음 기차는 11시 28분. 스펀역에서는 40분가량 시간이 있다.

스펀(十分)역 천등 마을

핑시선(平溪線)의 두 번째 스펀(十分) 역


스펀(十分) 역부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내렸다.


타이완을 소개하는 책자나 엽서에서 불꽃을 품은 오각의 종이 등불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풍경을 한 번쯤 보았을 것이다. 바로 이곳! 핑시와 스펀이 천등으로 유명한 마을입니다. 천등은 일찍이 주민들이 도적을 막기 위해 통보용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타이완의 중요한 경축의식으로 자리 잡아 매년 음력 정월 15일인 원소절(정월대보름)에 이곳에서 천등을 띄우는 행사가 거행되고 있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만수무강, 사업번창, 시험 합격 등 많은 사람들의 행복과 기원을 담은 천등이 밤하늘로 일제히 날아오르는 풍경은 장관이다. 그러고 보니 다들 천등을 날리는데 밤에 가서 보는 풍경은 또 다르겠지? 겨울에 가게 된다면 지우펀의 밤의 모습보다 스펀, 핑시의 천등의 밤 거리를 보고 싶다.


스펀역이 좋았던 이유는

플랫폼에서 바라보는 낡고 오래된 스펀역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그 사진 한 장 때문에 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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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 옛 거리

스펀 역을 빠져나오면 바로 스펀라오제와 연결된다.


이 곳은 허우샤오셴 감독의 1956년 작품인 <연련풍진>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철로를 마주하고 있는 집들 사이로 열차가 관통하는 이색적인 풍경으로 관광객들의 단골 출사지가 되고 있다. 철로를 따라 천등을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는데 원소절이 아니어도 이곳에서 쉽게 천등을 사서 띄울 수 있다. 핑시선에 있는 마을들은 아담하기도 하지만, 라오제라는 것이 역 앞에 조성된 작은 옛길이다 보니 이정표가 없어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생각보다 천등을 날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천등의 가격은 NT$100~ 다양하다.

나름 인증샷도 2장 찍어주신다.


징퉁(菁桐)에서 루이팡(瑞芳)역으로 가는 기차.핑시 다음역인 마지막역 징퉁(菁桐)에서 10분뒤 루이팡(瑞芳)역으로 가는 기차가 지나가기 때문에 이렇게 기차를 찍을 수 있다.

핑시(平溪)역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촬영지

핑시선(平溪線) 기차여행 3번째 역 바로 핑시(平溪) 역이다.

핑시는 핑시선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핑시 역에서 내리면 원소절의 천등 사진으로 도배가 되어 천등의 하이라이트 마을에 온 것을 알린다.

역을 빠져나오면 바로 라오제와 연결되는데 이 층으로 된 옛 가옥들이 좁은 골목을 마주하고 정겹게 남아 있다. 평시에는 천등 모양을 이용한 열쇠고리 그림 등 기념품이 많다. 천등을 파는 상점에서 직접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고, 본인이 만든 천등을 띄울 수도 있다. 마을 위쪽에 우체국이 있어서 우체국에 들려 나에게 쓰는 엽서도 잊지 않고 보냈다. 핑시는 평일에는 한가하고 여유로운데 주말과 원소절 저녁에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아버지가 더울까봐 연신 부채질을 하던 아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촬영거리

대만을 오고 싶었고, 핑시선(平溪線) 기차 여행을 하고 싶었던 이유,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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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배경지가 핑시 옛 거리다.

영화에서 기차가 지나 갈 때 사진을 찍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7.jpg 종착역인 징통(菁桐) → 핑시(平溪 ) → 스펀(十分) → 루이팡(瑞芳) 행 시간표

- 13시 15분에 징통역을 도착. 제일 먼저 루이팡역을 향하는 시간표 확인.

- 종착역에 기차 노선이 하나뿐이라서 10분 뒤에 바로 출발한다. 결국 한 시간 뒤! 14시 17분 기차로 루이팡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징퉁(菁桐)역, 간선철도의 종착역

징퉁(菁桐)역, 간선철도의 종착역


드디어 마지막 역인 징퉁(菁桐)역으로 향하는 길. 너무 덥고. 반나절 여행에 쉬는 시간 없이 달려왔다.

급하게 떠나온 출장 겸 휴가. 첫날에 타이베이의 모습에 이건 뭐 한국이랑 똑같잖아? 명동에서 사진 찍는 외국인들 여기서 왜 사진을 찍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 다짐. 덥고 습해서 그런지 태국보다 한국인이 없어서 너무 좋고. 어줍지 않게 배운 중국어가 조금 통해서 좋고.


그리고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배경이 된 핑시선(平溪線) 기차여행은 한가롭고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기차여행을 하면서 적어도 이곳에서는 현실의 속도를 바쁘게 따라가지 않아도, 많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여행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은근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힐링? 힐링? 교토에서 골목길을 걸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징퉁은 핑시선 간선철도의 종착역이다. 1929년에 지어진 역으로 현재 타이완에 보존된 4개의 일본 식 목조 기차역 중의 하나로 80년 넘는 역사를 가진국가 3급 고적이기도 하다. 수수하지만 단아한 역사는 비교적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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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퉁 옛 거리

그리고 오른편에 보이는 기념품점에서 가장 많은 기념품을 샀다.

언제 다시 핑시선(平溪線) 기차여행을 하게 될진 모르겠지만.

좋았던 추억 가지고 돌아간다.


멋들어진 디지털 장비보다는

필름 사진기가 어울렸던 기차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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