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vs 괜찮은 선배’ 아슬아슬한 고민
신입사원부터 5년 차 까지 어쩌면 인생보다 짧은 사원증을 목에 걸고 다니면서 또 다른 공간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신입사원(1년 차~3년 차) 때는 선배들이 뭐라 뭐라 하면 듣기도 하다가, 나랑 생각이 달라 갸우뚱 거리기도 하다가 때론 부당한 일에 화내기도 하고, 고군분투하는 선배들의 모습에 쨘하기도 했다.
처음 회사생활을 하며 날 섰던 감정은 서서히 줄어 들고, 취업준비를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은 잊혀가고, 업무는 익숙해질 때쯤. 내게도 후배가 생겼다. 3년 만에 막내 탈출! 얼마나 반가운가! 반갑다는 마음은 후배가 출근하고 5초 뒤 사라졌다. 어떤 말을 하자니 꼰대 같고, 또 말을 안 하자니 후배의 실수가 반복이 되고 즉, 말에 대한 고민에부딫혔다. 여기서 또 하나 나의 문제는 ‘착한 선배’가 되고 싶다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신입사원 시절 누구보다 날 선 감정으로 회사생활을 했기에 ‘정말 저런 어른은 되지 않아지!’ , ‘난 괜찮은 선배가 될 거야!’라는 다짐을 스스로 했다.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듯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회사 생활은 팀 단위로 돌아가는 일이다. 막내부터 대리, 과장, 팀장 등 직급에 맞는 업무가 있다. 후배가 하는 업무가 후배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거나, 작아 보이더라도 회사는 팀이기 때문에 실수가 나면 안 된다. 하고 있는 업무 중 보도자료, 소셜미디어 운영하는 부분에 있어 맞춤법 및 오탈자 등 작은 것부터 세심하고, 꼼꼼하게 일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신입사원 때는 대단히 큰 것을 할 수 없다.(없다는 건.. 너무 큰 부정이긴 하지만) 당장 3개월 차 신입사원에게 몇백억 짜리 프로젝트를 담당해 시키거나, 프로젝트를 따오는 실무진에 투입이 되지 않는다. 하물며 품의서 쓰는 것조차도 잘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작은 것부터 학습하고, 익힌 후에 짬이 쌓여 가기 때문이다. 취업이라는 레이스에서 ‘취뽀’를외치며 취업성공에 들어온 친구들은 열정과 혈기가 넘칠 수밖에 없다. 자칫 이 경우 사회생활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게 되면서 ‘회사생활은 이런 거였어’부터 자신 이속한 회사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첫 회사생활은 몇 달 하지도 못하고 이직하는 경우도 많고, 20대, 30대 심지어 50대까지 여러 세대가 한 공간에 있다 보니 사람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내가 후배에게 수도 없이 했던 말은 ‘실수를 줄이자’였다. 여기에는 꼼꼼함이 뒷 바침 되어있다. 나는 한글을 잘 못한다. 특히나 맞춤법을 틀리는 일이 많았다. 틀렸어! 아니잖아! 여기 또 수정! 보고 또 봐도 왜 이리 틀렸던 부분이 많았을까. 그래서 그런지 들어온 후배에게 꼼꼼함을 더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실수는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모를 수 있다. 한 번 두 번 같은 실수를 10번이나 반복을 하니 답답할 때도 있지만 후배에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아그런데같은 실수를 10번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싶다) 틀리는 점, 꼼꼼하게 특히 봐야 하는 것들은 포스트잍에 붙여 책상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자주자주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실 수를 줄 일 수 있다. 쏟아지는 업무를 머릿속으로 다 기억하지 못한다. 노트에 해야 할 일들을 적어 놓는다. 일일 스케줄부터 일주일, 한 달 스케줄 등 보이는 곳에 적어 놓아야 한다.
업무 특성상 아이디어 회의를 굉장히 많이 한다. 아이디어를 내어 자신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다음번 아이디어는 건성건성으로 내라는 말이 아니다. 신입사원 때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신 부장님이 나보다 더 아이디어를 잘 내면 나는 화가 났다. (부장님이 싫었다는 것은 아니다.) 소셜미디어는 20대와 더 친숙한 것인데 '나는 왜 부장님보다 생각에 못 미쳤을까?'라고 늘 생각했다. 처음에는 짬의 문제라 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부장님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부단히 깊이 있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후배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그리고 트렌드 전선에 더 있기 위해. 이런 선배들의 노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은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으면 에이~ 또 하고 낙담할 때가 많다. 내가 낸 아이디어가 왜 안되었는지 이유를 찾아보기도 하고, 설득이 부족했다면 부족했던 부분을 체크해봐야 한다.
후배를 통해서 나의 선배들이 뜨문뜨문 떠오르기도 했다. 참 나 같은 후배 두고 있어서 힘들기도 했겠다는 생각? 후배를 컨트롤하는 것도 어쩌면 선배의 몫이다. 후배가 잘 못하면 팀 전체가 욕을 얻어 먹 수도 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만 신입사원 때 누구보다 날 선 감정으로 회사생활을 했던 내게 선배가 되어 가는 과정은 또 하나의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다.
이렇게 선배가 되어가고 있나 보다.
‘꼰대 vs 괜찮은 선배’라는 아슬아슬한 고민을 앉은 체 그냥 나는 그런 직장인이 되어 가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