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요즘 콘텐츠를 보면 <아이랑 여행> <아이랑 떠나는 여행>이 눈에 띈다.
막상 그런 콘텐츠를 볼 때면 "아이랑 여행 다녀서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랑 여행이라니!
1월 어느 겨울 조카와의 짧지만 제주도 여행을 통해 환상은 와장창 깨졌다. 1박 남 짓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나는 극한 체험을 하는 기분이었다. 물론 너무너무 좋았다.
여행을 가기 전날 <노키즈 존>을 얼마나 찾았는지 모른다.
그리고 나 또한 이런 걸 검색하고 있었다. <아이와 제주도> <제주도 아이가 가볼 만한 곳>등을 말이다.
그래, 이모랑 일단 가보자
우선 공항으로 가는 길 아직 24개월 미만인 조카는 비행기가 무료이다. 우아 좋겠다 싶었다. 하지만 24개월 이하 어린이를 데리고 여행하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박 2일 떠나는 건데 짐을 왜 이렇게 들고 와?"
그렇다. 기저귀, 아기 손수건, 분유, 젖병, 젖병 소독하는 세재, 아기 세재 등등 친구의 짐은 거의 없었다.ㅠ_ㅠ
유모차는 접기 편하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내가 하려니 능숙하지가 않았다. 어디를 누르고 접으면 된다는데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잘 되지 않았다.
조카는 마냥 즐거워 보였다. 돌고래 소리를 뿜어낸다. 다만 걱정은 비행기기 안에 있는 시간이었다.
나 또한 비행기를 자주 타지만 비행기에서 우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어쩔 수가 없다. 흑흑 아이 보고 울지 말라고 해서 우는 건 아니지 않나 그래도 순한 우리 조카는 울지 않는 편이라 생각했다. 조카를 비행기 의자에 내려놓는 순간~ 으앙~~~ 울기 시작한다.
선반에 짐을 잠시 올리려는 그 짧은 순간이었다. 알고 보니 조카는 자신의 시선에서 자신을 놓고 가는 거라 생각해서 우는거라고 한다. 아이고~ 미안해라 비행기 뜨기 전이라 어르고 달래고.. 다행히 조카는 비행시간 동안 울지도 않고 조용히~와주었다.
식단도 코스도 이모 그냥 다 내 위주야~
생각해보니 나와 친구는 밥시간을 좀 미뤄도 되지만 조카는 본능에 충실하다. 배가 고프면 으앙~울기 시작한다. 도착하고 렌터카를 수령해서 달려온 곳은 신의 한모. 여기는 지난 효리네 민박에 나와서 인기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가족여행하면 처음 밥 먹는 코스로 딱인 거 같다.
밥도 먹고 기분이 좀 좋으니 바다를 보자고 했다.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주려고 했는데 바람이 장난 아니다. 내가 느끼는 바람은 그냥 그런데 조카가 느끼기엔 춥다고 한다. 헝.................... 시무룩.. 하지만 감기 걸리면 안 되니까 일단 피신하기로 한다. 그럼 어디로 가지? 아.. 일단 찾아본 카페가 있다.
제주도에 나름 노키즈존이 많아 우리도 걱정했다. 가기 전 인스타그램으로 사장님께 여쭤보았는데 노키즈존은 아직 아니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주의를 당부했다. 조카가 돌고래처럼 소리를 지르면 방해가 되어서 걱정했는데ㅠ_ㅠ.. 다행히 조용히 잘 있어줬다. 조카는 신이 났다.
"아기랑 나오면 인스타그램용 이런데 못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그렇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조카는 이제 낮잠을 잘 시간인데 잠들지 않는다.
항상.... 내가 놀러 갈 때 잠들지 않길 바랬는데.................................. 이번에는 왜 안 자는지 궁금했다 ㅋㅋㅋㅋㅋ
숙소도 조카에 맞춤형!
어린아이가 있으면 숙소를 호텔로 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으나. 사람이 겪어 보면 알겠더라.
호텔을 왜 가는지 알게 되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조카가 1층에서 넓게 뛰어놀 수 있게 풀빌라를 찾았다.
날씨가 추워 수영은 하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아이와 여행에서는 숙소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호텔, 리조트를 가려는 이유는 호텔 주면에 짧은 동선으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기 때문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마비오주 풀빌라는 대평리라는 한 적한 곳에 위치해있었고, 시설도 깔끔하고 너무 좋았다.
자유 시간을 허 하노라!
조카가 낮잠을 들면... 딱히 피곤하긴 한데.. 제주도까지 온 게 아쉬워서 공천포를 잠시 들렀다가 대평리를 걸었다. 근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워 죽는 줄 알았다. 오랜만에 걸으니 좋았다. 한편으로는 조카와 여행을 왔기 때문에 조카와 보내는 시간이 더 좋은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건 정말 힘들다는 걸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었다.
친구가 가장 부러워하는 건 "넌 혼자만의 시간이 있잖아"였다.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 것 같다.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조카가 낮잠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다시 숙소로 이동했다. 에너지 충전이 된 조카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열심히 놀기 시작했다.
이모 집에 갑시다
새벽 6시면 일어나는 조카. 아침에 우유를 먹고, 아직 잠이 덜 깬 우리들은 바닥에 누워 있다. 그 사이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엄마랑 이모는 언제 일어나지? 하는 모습이 귀엽다가도...................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곤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 이제 조카랑 여행 온다는 말 안 하겠다?" 그럴 거 같기도 하다. 조카가 예쁜 이유는 잠시 단지. 잠깐 봐서 그런 거였다는 사실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엄마들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나도 결혼에 생각이 없었지만 이 조카가 생기면서 결혼과 육아에 대한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예전부터 알쓸신잡에서 본 추사관이 너무 가고 싶었다. 하지만 ㅋㅋㅋㅋㅋ 이번 조카와의 여행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조카와 시간을 보내는게 더 좋았으니 말이다. 추사관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내가 조선판 캘리그라피가 아니냐고 하니. 도슨을 해주시는분이 빵 터지셨다.
유독 눈이 많이 내리는 제주도였다. 작은 차를 빌렸으면 큰일 날 번 했다. 운전을 심하게 하는 편은 아니지만 조카가 있으니 너무 신경이 쓰였다. 제주도를 달리면서 워너원 노래는 듣지 않는다. 흘러나오는 노래는 아기상어와 핑크퐁에서 나오는 노래 시리즈들만 흘러나오고 있다. 공항으로 간다. 이 모든 짐을 끙끙 들고 다시 비행기를 타려니 힘들긴 해도 뿌듯했다.
비행기가 뜨니 조카는 잠이 들었다. 이런, 감동이다.
조카는 과연 이 여행을 기억을 할지 궁금하지만 껌딱지처럼 붙어 있던 시간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공항에서 만난 형부는 말했다. "이제 여행 가자고 안하겠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녹초가 되었지만. 너무너무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 대한 생각, 노키즈 존에 대한 생각 등등 많은게 하나, 두개의 결로 생각이 들었던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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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엄지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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