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제주도 2박3일여행
내가 자란 고향은 요즘 벚꽃으로 유명한 '진해'이다.
매월 3월 말 4월이면 벚꽃이 한 가득했다. 진해군항제라는 이름으로 이어져 오는 지역 축제때가 되면
점심시간에 학교 바로 옆에 있는 여좌천에서 사진을 찍곤 했다. 집 앞 5분거리에 있는 경화역 벚꽃은 그야말로 자연이 그린 4월의 그림이었고, 그 아래 김밥을 먹는게 유일한 우리 가족의 소풍이기도 했다.
(물론 요즘은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져서 이런 여유는 없다.)
땡땡땡- 쉬는시간 10분 남짓 벚꽃을 보기위해 밖으로 나갔다가
후다닥 뛰어 들어갔다.
땀을 뻘뻘 흘리는 우리들을 보며
"너희들 어디서 이렇게 놀다 왔냐!" 라고 혼내시는 선생님 앞에
"벚꽃이 너무 예뻐서요..." 라며 솔직하게 답했던 것 같다.
"하긴.. 내년에 벚꽃을 보면 너희 또 한살 더 먹지. 생각해보면 이 벚꽃을 3년 보는 것과 3번 보는 년과 번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라고 흘러가는 말을 하셨던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1년에 한번 즐기는 봄에 피는 벚꽃은
올해 딱 한 번이다.
남은 벚꽃핀 계절 5번이 지나면 30대 중반이 된다.
년과 번은 이토록 와 닿는 결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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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제주도에서 이 정도의 봄은 처음이라, 이'번'은 처음이라.
역시나 제주도 여행은 날씨가 200% 작용하는 것 같다. 하루 휴가에 2박 3일 일요일 돌아오는 비행기는 어찌나 비싼지. 이럴 거면 정말 해외 가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여행 전에 소셜미디어로 여러 사진들을 보면서 어디 어디 가야 할지 엄청난 동선을 짰다.
평소 2박 3일 제주도 여행이면 사진 300컷도 찍지 않는데 몇 천장을 찍었다.
아이고... 별로 안 찍는 내 사진도 찍었으니 말이다.
봄, 제주도.
좋더라.
벚꽃과 유채꽃 시즌이 동시에 열렸다.
새벽비행기로 도착해서 애월고등학교로 향했다.
생각해보니 나의 고향인 진해여고도 이정도로 예쁜데 말이다.
제주도 봄은 처음이라
지금 가장 예쁜 제주도 봄
제주도 녹산로에서 부터
4월 제주에서는 들판마다 샛노란 유채꽃이 황금빛 바다를 이룬다. 서귀포 표선면 가시리의 중산간 마을을 관통하는 녹산로가 특히 유명하다. 길 양쪽으로 만발한 유채꽃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박은 녹산로였다.
사실 녹산로 드라이브 코스만 한번 가봤는데
유채꽃 축제장 까지는 가보지 않았다.
전날 아파서 엄청 잠을 자서 아침에 일찍 녹산로 까지 올라갔는데
대박...............................................진짜 대박
보도자료를 쓴다면 캡션을 이렇게,
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일대에 관광객들이 찾아와 활짝 핀 벚꽃과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왜 이런 집들을 찍게 되는지,
날씨 요정이 다녀가셨나요
매번 제주도 여행을가면
금능이나 협재해변은 들리는데
이번 날씨는 최고였다.
제주도에서 이정도 봄은 정말 처음이었다.
봄이오면 생각나는 사람,
아니 어쩌면 여행을 오면 생각나는 사람에게
꾹꾹
눌러 담은 한 장의 봄을 보낸다.
제주도에서 보내는 봄은 처음이라,
이렇게 날씨가 좋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
또 제주도 매력에 흠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