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봐, 광고 회사 힘들다고 했잖아

by 엄지사진관
연초에 시작했던 제안서가 끝나니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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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농번기이다.
거의 1년 농사를 좌우짓는 굵직한 제안서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농번기.. 농사를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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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시작했던 제안서가 어제 끝이 났다. 설날 이후 주말 내내 출근을 했고, 야근을 했다. 그리고 어제 제출을 하고 번아웃 상태라 하루 쉬었다. 워 라벨이 깨지는 것이 얼마나 어마 무시하고, 번아웃이 온다는 것이 얼마나 무기력 상태로 빠졌는지 알 수 있었다.
엄마가 치킨 시켜줄까, 피자 시켜줄까 해도 모든 게 다 귀찮았다. 먹는 것조차 싫고, 나름 쉰다고 쉬는데 회사에서 울려오는 메일과 전화는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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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바 그것보다
맨날 모니터를 처보고
근거를 찾으니
거북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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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보면 기본 밤 12시이다.
내가 손이 느리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지만
하나하나 새로 하는 일에 아는 사람이 없다.
심지어 예전에 했던 일인데 서류를 어떻게 챙기는지 선배들이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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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의 카피는 그냥 촤촦~ 하면 나오는 줄 알았다.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가 필요했다.

광고기획자(AE)가 말하는 모든 것에도 근거가 필요했다.
나름 보이는 한편에 광고에
수많은 <왜?>에 답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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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자리 옆 나의 서랍은 이렇게 먹을 것들로 채워진다.
주말에 우리 회사 밑에 편의점은 운영을 하지 않는다................. 대체 왜?
그래서 거의.................... 금요일이면 사재기로 챙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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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때문에 우리 워너원 오빠들..................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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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서울역. 정말 아무도 없다.
택시 타고 양화대교 지나갈 때 대체 누구를 위한 삶인지 돌아보게 된다.............................흑륵.............................
너무너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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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버팀목은................ 조카 사진뿐...........................
그리고 광고 회사에
왜 샤워실이 있고, 왜 숙면실이 있는지 알겠다.
샤워실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집보다 물이 잘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씨발 모르겠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극한을 느끼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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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계절이 바뀐지도 모르게 흘러가고 있다.
벌써 3월이다.

몸무게 앞자리가 바뀌었다.
그런데 몸이 썩어가는 느낌이다.

KakaoTalk_20180315_085324581.jpg 하도 과자 없냐, 커피 없냐 해서 화나서. 오늘은 시키지 말라고 쌓아놓음

회사 막내이다 보니 이것저것 업무 외 신경 쓰고 챙기는 게 있는데
아...................................... 제발 회의실에서 트림 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ㅠㅠ 최악이다.......
다 같이 주말에 나와서 짜증 나는데

제안서 쓸 때 필요한 건 공기 청정기였다.

이렇게 과자를 사 놓으면
그냥 권리인 줄 안다. "오늘은 과자가 없네?"
야..................... ㅆㅂ 네 돈으로 좀 사봐라...........................

아니 그리고 먹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임
좀 먹었으면 치워
내가 너 코 푸는 것까지 치울 수는 없잖아?
결국................................................................... 쓰레기통 옆에 가져다 드림
제발 여기 버리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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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깨졌다.
5년 동안 출근하면서
택시 한번 안 탔던 나였는데
너무 피곤해서
죽을 것 같아서 탔다.
왜 택시 타고 출근하는지 알겠더라

제안서가 하나가 끝났다.
앞으로 몇몇의 제안서를 쓰게 될지 모르겠지만,

거봐, 광고 회사 힘들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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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는데... 귀 찮아서 못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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