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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사진관 Aug 17. 2018

나의 첫 DSLR 캐논 EOS 400D

처음 사진을 찍었을 때

당시 잇템이었던 DSLR 가방.. 근데 왜 이렇게 말랐지... 그리고 ㅋㅋㅋㅋ 다들 한 번씩 찍는 얼굴 가리고 찍기

가끔 살아가는 게 매너리즘에 부딪힐 때. 내가 처음에 어떻게 했었지?라는 생각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다 꺼내보게 된 2008년도 처 음 사진을 시작했을 때 사진들이다. 사실 외장하드 한번 날려먹어서 당시에 찍었던 사진들이 많이 없다. 내가 사진을 시작했던 2008년도는 DSLR이 엄청 보급이 많이 되었고, 사진이 취미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인사동, 선유도 등 출사지로 유명해졌고, 인터넷에는 사진동호회들이 생겨서 주말마다 일명 '출사'를 가기도 했다.


인화를 해서 선물을 하기도 했다.

사진을 온라인으로 보는 것보다 인화를 해서 보는 맛이 다르다. 당시 소셜미디어가 없었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사진을 선물하고 싶을 때 인화를 해서 폼보드에 붙이고 선물을 해줬다. 참... 순수했다...

공부도 많이 했었다.
2008년 스타벅스

내 사진에 8할 이상은 '중앙일보 대학생 사진기자 유포토'라는 사진동아리 덕분이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같은 기수 동기들과 진짜 매일 모여서 사진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술을 마셨다... 생각해보면 그때 그 열정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때는 매일 만났던 사람들을 이제는 자주 보지 못하지만 가끔 만나면 그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 

그때의 나는 무엇을 찍고 싶었을까
2008년 롯데월드
2008년 롯데월드 가는 길
2008년 당산역

당시 대학생이라 매일 사진기를 들고 다녔다. 매일 내가 보고 있던 것을 담았다. 하긴 스마트폰이 없었고, 지금처럼 아이폰으로 사진을 뚝딱 찍을 수 있을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조리개, 셔터스피드도 모르고 오직 A 모드로 만 열심히 찍었던 것 같다.

2008년 당산역
인사동, 삼청동은 그야말로 너도 나도 출사지
2008년 인사동

당시 사진 찍는 사람들이라면 인사동, 삼청동은 한 번쯤 가봤을 것이다. 그 정도로 출사의 핫플레이스였다. 지금이야 상수, 합정, 연트럴 파크 등이 있었지만 그때는 삼청동이 아니었나 싶다. 익선동도 당시는 정말 허름하기 짝이 없었는데 말이지. 그리고 이때부터 소위 '카페'문화가 붐이 일기 시작했다. 너도 나도 예쁜 카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사진을 찍었다.

2008년 삼청동
2008년 인사동
2008년 내가 다닌 학교, 가을
2008년 내가 다닌 학교, 가을
2008년 내가 다닌 학교, 가을
여행도 참 많이 다녔네
2008년 가을 남이섬

원래 여행을 좋아했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더 많이 여행을 다녔던 것 같다. 당시 골목길,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게 내 취향이 아니었나 싶다.

2008년 가을 하늘공원
모노 크롭은 센세이션!

포토샵으로 흑백 효과를 줄 수 있지만 DSLR 자체에서 모노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을 알았을 때는 정말 신세계였다. 이후 새로운 사진기를 사면 설명서부터 꼼꼼하게 읽어보는 습관이 생겼다. 사진기도 기계이기 때문에 기계를 잘 아는 것도 사진을 잘 찍는 한 걸음 단계라고 생각한다. 

참, 열심히도 찍었어요
2008년 홍대
2008년 오이도

잘 찍었다는 말보다.

참 열심히 찍었다.

그 무거운 DSLR을 들고 매일매일 다녔으니 말이다. 무엇이라도 하나 더 찍으려고 했다.

2008년 아현동
2008년 겨울 경주
DSLR 들고 첫 크리스마스
2008년 에버랜드

우리가 보냈던 그해 첫 크리스마스. 취미가 같았기에 어디를 가도 사진이 먼저였다.

생각해보니 손을 잡았던 기억보다 사진기를 더 많이 잡았으니 이제야 아쉽다.

그리고 고맙다. 사진을 시작하게 해줘서

서울에서 첫눈이 내리던 날
2008년 서울 첫눈

경상도 사람인 나는 겨울에 눈 내리는 날씨에 대한 감흥이 없었다. 2008년 처음 서울살이를 시작하면서 첫눈이 내렸다. 그리고 사진기를 들고 놀이터로 향했다. 서울에서 맞는 첫눈은 그저 신기하고, 정말 겨울에 눈 오는 날씨가 있다니 신기했다. 뭐.. 이제는 눈 오면 퇴근길이 걱정되고, 내린 뒤 더러워지는 것들이 최악이지만 말이다.


2008년 그리고 횟수로는 10년째 사진 찍기에 접어들었다.

요즘은 소셜미디어만 봐도 사진을 잘 찍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진 색감이 아닌, 같은 것을 봐도 다르게 찍는 

사람 냄새나는 사진을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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