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가우디 투어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포르투갈 리스본을 가기 위한 그냥 하나의 관문이었다. 그래서 한인민박도 피했고, 호스텔에서 며칠 버티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포르투갈 포르투가 나는 왜 그리.. 볼 게 없던지.. (예쁘긴 예뻤음..) 비행기 표를 바꾸고, 바르셀로나에서 1박을 더하게 되었다. 현수형이 가우디 투어는 꼭 해야 한다며 강추했다. '나는 투어 그딴 거 싫다' 했던 나의 마음은 투어 시작 후 구엘공원에 도착하고 나서 마음이 확 바뀌었다. 건축가 한 명이 도시의 지도를 바꿨다. 그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바르셀로나를 찾는 관광객들은 한해 수백만 명에 달한다. 바르셀로나는 중독의 도시가 됐고, 그 지독한 중독의 중심에는 가우디가 있다.
감흥이 없던 바르셀로나라는 도시가
투어가 끝나고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고,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니 말이다.
여하튼 바르셀로나는 일일 가우디 투어가 아주 많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꼭 투어는 듣기를 추천한다.
구엘공원
첫 코스는 구엘공원이었다. 버스투어라 버스를 타고 구엘공원까지 이동했고, 가는 동안 바르셀로나 이것저것에 대해 가이드가 너무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구엘공원의 건축물들은 하나하나가 개성 넘친다. 정문 앞 건물은 동화에서 소재를 얻었다고 한다. 가우디의 후원자였던 구엘 백작은 이상적인 전원도시를 만들 목적으로 바르셀로나의 펠라다 지역 땅을 매입한다. 구엘은 가우디에게 영국의 전원도시를 모델로 해서 그리스의 팔라소스 산과 같은 신전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공원 부지가 돌이 많은 데다 경사진 비탈이어서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가우디는 자연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땅 고르는 것도 반대했다고 한다. 그는 이 단지를 위해 무려 14년(1900~1914)이나 매진했지만 결국 자금난 등으로 미완성으로 끝났다. 1922년, 바르셀로나 시의회는 구엘 백작 소유의 이 땅을 사들여 이듬해 시영 공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자연에서 모티브를 빌린 아르누보 양식의 작품들은 화려하면서도 기이한 느낌이다. 공원의 건축물들은 파도를 치듯 언덕을 따라 흘러내린다. 모자이크가 돋보이는 구엘공원의 도마뱀 앞에서 인증샷은 필수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구엘공원이 아주 좋았다.
까사밀라 & 까사바트요
가우디가 사그라다파밀리아의 건축에 매달리기 시작하면서 다른 건축물들을 짖지 않기 시작했으며, 1918년부터는 전적으로 사그라다파밀리아의 건설에만 집중하기 위해 거처를 아예 성당으로 옮기기까지 했다. 까사바트요는 가우디가 바르셀로나에서 명성을 얻고 사그라다파밀리아에 온 힘을 기울이기 전에 섬유업자이며 덴디보이였던 바트요의 부탁으로 재건축을 하게 된 집이다. 1906년 2년여의 공사 끝에 완공되었다는 까사바트요는 ‘뼈의 집’으로도 불린다. 처음 이 집이 지어졌을 때 사람들은 동물의 뼈 모양을 하고 있다면서 무서워하기도 하고 비웃기도 하였다고 한다. 바트요씨는 구엘 그리고 밀라씨와도 교류가 깊었던 사업가였다. 바트요는 가우디에게 그의 허름한 집을 새로 지어 줄 것을 부탁하였고, 가우디는 멋지게 바다를 모티프로 한 까사바트요를 완성하게 된 것이다. 현재는 사탕 회사 춥파춥스 소유의 건물
가우디는 '산'을 주제로 이 건물을 디자인했다. 석회암과 철을 이용해 파도처럼 굽이치는 부드러운 곡선 모양의 외벽에서 가우디의 입체적인 설계를 살펴볼 수 있다. 가우디는 석회암을 연마하지 않은 상태로 쌓아올려 더욱 독특한 이미지를 추구했다. 건축 당시에는 신도시 계획 하에 세워진 맨션으로 현재 Caixa 카탈루냐 은행에서 운영하고, 맨션의 대부분은 개인 소유물이다. 건물의 3개 부분이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
몬주익 언덕(Montjuic Hill)
점심을 먹기 전 몬주익 언덕(Montjuic Hill)을 올랐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에서 막바지 스퍼트로 일본과 독일 선수를 멀찌감치 떨어뜨리고 감격의 금메달을 차지했던 곳으로 기억하고, 실제로 황영조 선수 동상도 있었다. 사실.. 이날 몸이 안 좋아서 어디 가나 화장실부터 찾기 급급했다. 몬주익 언덕은 바르셀로나 전경이 보이는 멋진 곳이었다. 짧게나마 봐서 아쉽다.
바르셀로네타 해변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는 점심시간과 약간의 자유시간이 주어 졌다. 가이드가 추천해준 곳에서 햄버거를 냠냠 먹고 무작정 바르셀로네타 해변과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바다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바르셀로나 해변인 바르셀로네타는 정말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보낼 수 있는 천국이었다.
여행을 다녀와서 알았지만 바르셀로나는 필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도시였다.(개인적으로...)
뭐 그러나 바르셀로네타 해변은 포트라 필름으로 찍었을 때 제일 예쁜 곳이 아니었나 싶다.
성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마지막 장소는 100년 넘게 공사 중인 성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을 구경했다. 사실 바르셀로나 거리로 나서면 곳곳이 가우디의 작품이다. 1882년 짓기 시작한 대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가우디의 건축물 중 웅대한 규모에 있어서 첫손가락에 꼽힌다. 예수의 열두 제자를 상징하는 12개의 종탑과 돔은 창공을 찌를 듯 솟아 있다. 가우디는 40여 년간의 생애를 대성당 건설에 바쳤고 사후에도 성당 지하에 안치됐다.
사실, 몇 백 년째 지어지고 있는
성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을
사진으로 잘 담으려 고하는 건
그냥 내 욕심이었다.
1882년 공사를 시작하여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사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대성당)는 바르셀로나의 기독교 신앙을 장려하기 위해 신자들의 성금으로 건축 비용을 댔다. 1883년 건축 감독 자리에 취임한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년)는 원래의 네오고딕 설계를 자연에서 찾아볼 수 있는 기묘하고 이국적인 형태로 변경하였다. 이는 가우디의 표현주의가 꿈꾼 20세기 대성당으로 시각적인 상징을 활용하여 기독교 신앙의 수많은 미스터리를 표현하기 위함이었다.
성당 내부는 정말 아름다웠고, 빛이 들어오는 순간순간이 너무 예뻤다. 2026년 또는 28년에 완공 예정이라고 하는데, 완공되면 꼭 다시 가보고 싶다.
리스본을 가기 위한 경유지라고 생각했는데
왜 바르셀로나에 여행을 많이 가는지 알겠고, 가우디 투어를 하니 확실히 이 도시에 대해 더 이해가 많이 갔다.
완전 추천. 두 번 추천한다!
-
사진·글 엄지사진관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시면 저작권법에 따라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