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회사생활을 한 이후 <신입사원 일기>라는 제목으로 글과 사진을 연재해온 것 중에
가장 콘텐츠를 많이 만들지 못한 한 해였다.
쌓여가는 일과
늘어난 연차에 따른 부담감
그렇다고 '나는 일을 잘하고 있는가?' 그것도 그닥 아닌 것 같다.
더 중요한건 그때 쓸 수 있는 이야기, 상황들에 무뎌져 버린 내 모습이 아닐까 싶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6년차라니!
최악이라는 표현밖에 안되는 2018년
사실 365일을 다 기억하지 않지만
늘 마지막에는 좋았던 기억으로 포장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토록 최악이라고 느껴본 적은 없었지만
최악이라고 내뱉는 순간부터 최악이었나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일에 욕심이 많아 일을 잘 하고 싶었지만
결국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하기 싫은 건 하기 싫고,
잘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동안 해왔던 일들은 혼자 꽁냥꽁냥해왔던 일들이었지
남들과 협업하는 일들이 대부분 아니어서
협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이겨내는데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었다.
무엇보다
회사는 회사고
회사일은 회사일이고
회사 사람은 그냥 회사 사람이다.
이 심플한 한 줄로 정리되는 문장을 머리로 이해하는데 2년은 걸렸던 것 같다.
일 뿐만이 아니라 '관계'에 있어 생각을 덜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사실 타인을 이해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이해 폭은 그다지 겉핥기인 것 같다.
그 상황에 직면하지 않는 이상 느끼는 것도 다르고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다고 해도 해결해나가는 방법도, 생각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올해 몇몇가지 잘 한일이라면 그래도 많은일이 있었겠지만
누군가 좋아하는 마음이 일도 없을 것 같던
감정이 매말라있던 것이 쿵쾅쿵쾅 거렸다는 사실이다.
잠도 못자게 설레였고, 좋아했고, 생각났다.
문자하나게 설레였고, 의미부여했고, 좋아했다.
찌질하거나, 멍청하게 말이다.
더 이상 나이가 들면 느끼지 못할 것 같았던 이런 감정들이
아직 내게 남아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알 수 없는 기분과 감정으로
이유 없는 허전함에 시달렸는데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보니 왜 그런지 알겠더라
처음 걱정반으로 상담을 받아봤는데
내가 잘 못되었거나 나쁜 건 아니라고 한다
그냥 생각이 많은 거란다.
상담도 잘 받고, 허리 디스크도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2019년에는 개인적인 것보다 후회 없이 일에 욕심내고
태현이 오빠가 말했듯 <후회 없이 마무리하고 싶다>
좀 덜 감성적이고, 심플하게 회사생활을 하고 싶다.
늘 그렇듯 한 해 시작에는
거창한 다짐과 내년은 괜찮은 거라는 희망으로 시작하지만
1월 2일
1월 20일만 되어도
또 똑같은 365일 중
어느 날을 살아가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도 고마운 사람들에게는 감사하다는 말을.
내년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2019년
빈틈 없이, 행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