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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사진관 Aug 15. 2015

그저 변명이 아니길

직장인이 되니 더 많은 여행을 다닐 수 없었다.

가난 하지만 꿈 많던 10대

실패가 많았지만 꿈 많던 20대 

늘 나를 일으켜 세워주었던 건 

낯선 타지에서 느끼는  영감(靈感)이었다.


직장인이 되면서 평범해진 나의 모습

반복되는 일상, 매달 들어오는 월급에 배부른 돼지가 된 느낌이 때론 싫을 때가 있지만

뚜렷하게 내가 바꿀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혹자는 말한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기 위해선 '용기'의  차이뿐이라고 

난 용기 이전에 내가 살고 싶은 삶이 그러 지지 않는 요즘이다.


직장인이 되면  가난했던 대학생 때보다 더 많은 여행을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돈은 있는데

시간이 없다.


돈은 있는데

'어떻게 휴가를 내지?'

가족 중에 누군가를 팔아하나? 병원 검진이 있다고 할까? 피노키오가 되어 상상을 한다.

그깟 종이에 사인하나 받는 게

이렇게 겁이 난다니 말이다.


그렇게 휴가를 내어도 

먼 지역으로 여행을 가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비행기는 9시간 이상은 타줘야 여행을 하는 구나  생각하겠지만

여행지는 점점 가까운 곳과 휴양지로만 좁혀진다.


아! 이럴 거면 대학생 때 돈을 좀 더 모아서 

배낭여행으로 유럽은 꼭 다녀올걸. 이제야 또 후회가 된다.

여행지에서 늦잠을 자고 싶은 적도 있지만

 마음속에 또 다른 네가 말을 한다.

'이게 어떻게 받은  휴가인데 늦잠이라니!'  

휴가를 꼬박 기다린 직장인에게 

휴가지에서 하고 싶은 A부터 Z까지의 계획은 어마어마하다.

회사에서 보고서 하나 쓸 때는 게을러 터진 소인데

휴가 계획을 짤 때 만큼은 싱크빅이  탑재된다.

여행을 하다 보면 계획대로 되지 않아 속상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나를 속상하게 한 것은  내가 세운 계획들이다.

누구도 나에게 그 계획을 강요한 적은 없다.

나를 구속하고 있는 건 자신이었다.


미리 세워둔 완벽한 계획

여행에서 완벽한 것은 

건강하게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것

2박 4일, 3박 5일.

공항으로 퇴근을 하고

새벽 비행기에서 내려 출근을 하는 여행 일정.

몇 번 경험을 해보니 출근 후 여독이 풀리지 않아 지독하게 피곤하지만 

분명 한 건 직장인도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다는 것이다.

떠날 수 없다는 건 

그저 변명일 뿐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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