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렇게 신입사원이 되었다.
취업준비 시절의 힘든 시기를 벗어나 진짜 무언가라도 열심히 할 수 있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패기 넘치는 신입사원. 신입 연수원의 모습을 SNS에 올리면서
'나 정말 힘들었는데. 이 만큼 잘되었어'라며 스스로를 위안해본다.
인생에서 있는 첫 출근날. 아침 공기는 왜 이리도 상쾌한지 하지만 이내 출근하는 버스를 타면 인상을 쓰게 되고, 새 정장이 더러워 질까 봐 조심한다.
"안녕하세요" 인사는 기본 요리저리 눈치를 본다.
처음 배정받은 자리.
아직 할 일이 없어 자리부터 아주아주 깔끔하게 정리한다.
마치 시험 치기 전 방 정리를 하듯 청소부터 한다.
그러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높으신 분들과의 식사.
다소 낯선 점심식사이긴 하지만 어느 조직에 일원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하루는 시작되었다.
신입사원이 된지 보름쯤이 지나
내 자리에 전화 오면 그저 불안했다. 다른 분들께 어떻게 넘겨 줄지.
가끔 실수해서 이사님 방으로 연결한 적도 있다.
휴. 역시나 쉬운 게 없다.
호칭과 이름을 기억해야 하는데 멍청이 신입.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부장님이 마감하신데요"를 너무 떨려서 "자기가 마감한데요"
휴. 역시나 쉬운 게 없다.
왠지 다나까로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너무 딱딱하게 보고를 할 때가 있다.
"이거 아니지 않습니까?"
"야 여기가 군대냐?"
"아 그건 말입니까?"
나 뭐한 거지
휴. 역시나 쉬운 게 없다.
페이스북, 트위터 만큼 재미있는 사내 메신저
다들 주말을 불태우고 말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그래도 대학생 때와는 달리 실수가 절대 용납이 안 되는 곳.
노력하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해보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닌,
여긴 무조건
잘. 하겠습니다.
서툴러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