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불안감

늘 우리 곁엔 불안감이 있다.

by 엄지사진관

대학을 가기 전에는 좋은 대학, 인 서울에 있는 대학만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재수, 삼수를 하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학원에서 말해주는 "서연고성성 한 중경외시 "가 행복의 성적순인 줄 알았다.


수능을 보고 대학에 갈 때쯤, 적성을 보고 학과를 결정할지 대학 간판을 보고 들어갈지 갈등을 하게 된다. 대학 원서를 넣는 19살에 내가 하고 싶은 학과 배우고 싶은 공부가 있고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복 받은 거다. 다만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은 흔한 경영학과 공대를 맞춰 들어가게 된다.(물론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다)

그렇게 대학에 들어오니 고등학교 때 내 적성이라 믿었던 학과 공부는 맞지 않고 다른 것을 찾는 친구, 늦게나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나서는 친구들 가지각색이다. 이것도 행복이다. 대학교 4년 동안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인생에 방향과 가치관은 모른 채 졸업을 하는 친구들도 있으니 말이다. 흔히 말하는 학점과 영어점수 봉사활동 대외활동의 스펙을 쌓으며 혈기왕성한 20대를 보낸다.


그러면서 휴학은 언제 할지 불안해하고, 학점에 조마조마하고, 다른 친구들 과의 속도에 비교를 하게 된다. 어느덧 졸업반이 되면 쏟아지는 상반기, 하반기 공채에 파도처럼 휩쓸리듯 하나의 조류 속에 풍덩 빠진다.


하나 둘 떨어질 때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40개 50개 쓰다 보면 점점 나도 모르게 지치고 있다. 돌아서면 자소서, 발표, 면접.. 정신없이 그 시즌이 지나면 흔히 취업을 한 취뽀 생은 승자로 취업을 하지 못한 친구들은 패자로 남는다. 이 무슨 게임 한 판인가?

24시간 카페는 영어공부를 하는 사람, 데이트를 하는 사람, 잠시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 자소서 쓰는 사람 낭만조차도 없다. 취업에 점점 지쳐가다 보면 당장의 졸업 후에 나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돈, 학자금 대출의 빚 우리는 또 불 안 해한다. 입사 준비를 하면서 세상에 들어보았던 회사의 문턱은 높고, 작은 기업 알짜기업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기성세대가 해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외친다.


"뽑아주세요"


그렇게 취업을 하면 당장에 연봉이 2800만 원이니 3000만 원이니 너는 어디 갔니 나는 어디 다니니 서로 자랑하기 바쁘다. 입사 1년이 지나면 이놈의 회사는 내일 출근해야 하느냐며 투덜거리고, 입사 3년이 지나면 하나 둘 친구들은 결혼을 하기 시작한다. 이 쯤이면 살아간다는 게 급급해 일에만 열중하게 되고 대학 때문에 힘든 기억, 취업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은 아무렇지 않게 아물어간다. 자식이 생기고 우린 그 자식에게 말하지 " 너의 꿈은 뭐냐"고


불안해하고

서로 경쟁해야 하고

그래서 힐링을 찾고. 힐링은 마케팅 수단이 돼버리고 너무 슬프다.

가족들이랑 이야기도 하지 않으면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뒤에서 사람들 이야기 잘하는 사람이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포장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솔직한 사람은 너무 자신감이 넘쳐난다며 무시한 채 이 코딱지만 한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일어나고 겪는 20대의 삶이지만. 현실이 이렇다면 아니 적어도 내 꿈을 지킬 용기가 없다면. 현실에 타협하고 최선을 다 해보자. 변하지 않는 건 내가 앞으로 살아갈 40대, 50대의 멋진 나날 들이다.


나 또한 지금 불안해서

이런 생각을끄느적거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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