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_제목도 뭐라 할지 모를 내 마음

by 엄지사진관

원고 목차를 다듬고
매일매일 원고를 쓴다는 마음으로 사람들과 많이 만나지도 못하고 글을 쓰는데
박혀있다고 글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잘 쉬고 있는 나에게 한 단계로 넘어갈 문턱이 드디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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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들어오는 두 번에 월급이 들어오지 않았고
카드값, 핸드폰 요금, 기타 공과금이 통장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몇 달을 더 버틸 수 있는 퇴직금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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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는 들리지 않던 사람들의 말들이 이제는 하나둘씩 생각이 난다.
아침에 일어나서 할 일이 없을 때의 공허감
꼬박 들어오는 월급의 부재
어디에도 없는 소속감

나는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잠깐 쉬면서 하는 프리랜서의 일들은
부족한 나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돈 앞에서 흔들렸고,
딱히 무엇을 한다고 말을 하기에는 무엇을 하는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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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 달 멀리 여행이라도 가는 건 어때?"

현수형이 퇴사를 했을 무렵 했던 말이었는데
아. 그랬어야 했나.
이 모든 뽐뿌는 최측근 김 여사님의 유럽여행으로 온 것 같다.

그냥 몹시 공허하고
난 뭐하고 있을까
이렇다 보니 1월이 훌쩍 지나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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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나는 원고를 마무리하고 있다.
아니 마무리해야 하는데 아직 쓰고 있다.
처음에 여행했던 이야기와 사진만 묶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이 경솔했다.
책을 쓰는 과정이 너무나도 힘들다는 것을 쓰면서도 몇 번을 울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마감은 정해져 있다.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에... 매진을 하고 있다. 상반기에 지인들 책도 많이 나오고,
유명한 여행작가들도 책들이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 시장에서 나의 책이 얼마나 살아남을지 지금부터 궁금하고 설레어진다.
책을 출판하는 게 어찌 보면 자기만족이 크지만.
부끄럽지 않게 글이 쓰였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면 좋겠다.

꾸밈없이 쓰고 싶다.
그렇게 쓰였으면 좋겠다.
어쩜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나와 하는 약속일 지도
그러니까 나는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


2016년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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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을 어디에 날려버리고 싶다.
나를 믿고, 조금은 나를 믿고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늘 나는 그 앞에서 용기가 부족하다. 자신감이 없다.

하나 쉬면서 느낀 건 나에게는 지랄 맞아도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시 취업하면 찡찡 안 거리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욕하고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까,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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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신나게 울고. 털털 일어나 볼까.
여행을 가면 괜찮아질까?
책을 왕창 쌓아 놓고 읽으면 괜찮아질까?
아무 생각 없이 사진을 찍으면 괜찮아질까?
모르겠다
나도 내 마음을
갱년기는 아닌데 말이지
이런 마음은 내가 나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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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잘 하고 있다", "잘 쉬고 있다" 생각을 하고
이 방학이 다시는 안 올 시간인데
나는 무엇에 불안해.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는 것일까

맨날 맨날 놀고 싶은 게 사람이라는데
스스로가 알고 있나 보다. "그만 놀았으니 됐다"고
조금만 더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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