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을 뿐인데
평창으로 여행을 떠나는 길목에
작년에 맛있게 먹었던 막국수 집이 생각나
그곳에 들려 점심을 먹기로 했다.
3시간 여의 시간을 달려
막상 식당에 도착해 보니
0.0?! (남편의 착각과 이중체크 안 한 내 탓이오)
가려던 곳이 아닌 다른 막국수 집에 도착해 있었다.
식당 주차장에 들어선 후
시동을 끄기 전 남편이
‘다시 찾아서 갈까?’했지만
배가 많이 고프기도 하고 장시간 운전이 힘들었을
남편을 생각해 그냥 먹고 가자했다.
사실 주차장에 길목에 들어서면서부터
보였던 연핑크색 옷을 입은 작디작은
치와와 한 마리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이미 나는
‘누가 여행 와서 버리고 간 강아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는 데
누군가 가게로 들어오려 누른 자동문으로
아까 봤던 그 강아지가 들어왔다.
강아지는 가게 안을 돌아다녔고,
당황한 식당 직원이 강아지를 잡으려 애썼고,
마침내 강아지를 잡아 들어 안고
‘혹시 이 강아지 주인 계시나요?’라고 외쳤다.
가게엔 우리를 포함해
10여 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아무도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점원은 강아지를 안고, 가게 밖으로 나갔다.
나는 남편에게
“이 집 강아지가 아닌가 봐.. 우리가 나갔을 때도
떠돌아다니고 있으면 어떡하지..”라고 얘기했고,
인터넷 검색창에 유기견 발견 시 대처법을 검색했다.
음식이 나왔지만 맛있는지 느낄 새도 없이
창밖을 계속 쳐다봤다.
‘제발 없어라… 제발 집으로 돌아갔어라…’
먹는 둥 마는 둥 음식을 다 먹고,
식당을 나와 조수석에 올라타려는 순간
제발 없길 바란 그 강아지는
가게 앞에 다시 나타났고,
가게를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꼬리를 흔들었다.
그러나 그 사람들 중 강아지의 가족은 없었다.
차에 타서 우린 10분 정도 강아지를 지켜보다
도저히 저 상태로 두고 갈 수는 없겠다는 마음에
아까 찾아본 유기견 발견 시 대처법대로
우선
우리가 있던 곳 지자체에 전화를 했는데
주말이라 전화를 받은 당직 직원이
해당과 직원에게(아마 포획?을 하려)
연락을 해보고 알려줄 테니 기다려달라 했다.
그 연락을 기다리는 중에도
강아지가 차도로 뛰어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포인핸드에(유기동물 보호소) 연락했고,
우리가 있는 위치를 설명했더니
우리가 있는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보호소가
20km 떨어진 곳에 있어 당장 와서 구조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남편이 ‘그럼 강아지를 보호소까지 데려가면
보호해 줄 수 있는지’를 물었더니
3시까지만 데려오면 보호가 가능하다 했다.
보호소로 떠나기 전 내가 남편에게
막국수집에 강아지에 대해 아는 게 없는지
다시 한번 더 확인하고 오겠다고 했다.
막국수집에 들어서서
직원에게 유기견 신고 하려 하는데
아까 그 강아지를 오늘 처음 본 건지
주변 가게 강아지는 아닌지 확인했다.
직원은 처음 보는 강아지가 맞고,
주변에 있는 식당 세 곳에선 본 적이 없다 얘기했다.
복잡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가게를 나서려는데
그 직원이 근처에 동물 관련 운영시설 있다고 얘기를 했고, 가게를 나서자마자 그곳으로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사람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혹시 그 강이지가 옷을 입고 있냐고 물어
그렇다 했더니 자신의 강아지가 맞는 거 같다고
금방 확인하러 갈 테니 기다려 달라 했다.
정말 5분 만에 도착한 그분은 나와 남편에게
어떻게 강아지가 그곳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강아지를 보며 말했다.
나는 강아지를 그분께 건네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왔다.
끄억끄억 울면서도
‘누가 버리고 간 강아진줄 알았어요. 목걸이라도 꼭
해주세요. 여기 너무 위험해요 ‘라고 말했는데 그분은 적잖이 당황하고, 머쓱해 보였다.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그분은
강아지를 받아 안고 떠났다.
남편은 지자체 담당자에게 걸려온 연락을 받고,
가기로 했던 보호소 담당직원에게 연락해
‘다행히 강아지 보호자를 잘 찾아줬다’라고 말했고,
두 분 모두 정말 잘됐다고 같이 안도해 주셨다.
남편과 나는 다시 여행길을 떠나며
“오늘 우리가 이런 좋은 일을 하려고
식당을 잘못 찾아갔나 봐 “라고 서로 놀란마음을
진정시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나에게 이번 여행은 어떻게 기억될지…
좀 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것 같다.
(다신 겪고 싶지 않다 ㅠㅠ)
그리고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 세상엔 나쁜 사람과
그로 인한 나쁜 일도 가득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사람과 더 좋은 일이 가득하다는 것.
함께 걱정하고, 안도하고, 기뻐하고
이 강아지의 일은
다행스럽게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영문도 모른 채
길가에 버려지는 생명들이 얼마나 많을지…
지금 이 순간에도 한 생명을 유기하는 인간들은
그 생으로 똑같이 태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한 생명을 끝까지 돌보는 일은 쉽지 않다.
절대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