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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omDK Sep 18. 2015

8/642 : 가족의 전통

다소 주관적, 개인적인 질문의 답.

글쓰기 좋은 질문 642를 씁니다.


연습장에 펜으로, 노트에 만년필로, 블로그에 키보드로 씁니다.

세 번을 쓰다 보면 처음과 마지막은 조금씩 달라지곤 합니다.

손에 쥐고 있는 노트와 블로그에 올려둔 텍스트를 간직합니다.


브런치에 올리는 '642'에 대한 답은

블로그에 있는 마지막 수정본을 내키는 대로 수정한

'세 번째 수정본'이자 '네 번째로 쓰는 글'이 될  듯합니다.




여덟 번째 질문.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가족의 전통에 대해서 말해보라.


 전통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 가족은 나름의 두 가지 특이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의미있는 기록의 작업'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적인 일'입니다. 우선 후자부터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가족의 '현실적인 일'은 서로 필요한 선물을 챙겨주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선물은 상대방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또는 축하나 기념의 의미를 담아 주는 것인데 많은 생각과 준비를 통해 마련한 선물이 좋은 효과를 내지 못하는 불미스러운 사태를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생일이나 축하가 필요한 일, 기념해야 될 날이 다가올때면 가족들은 상대방의 위시리스트 (a.k.a. 장바구니!)를 훑어봅니다. 물어봅니다. 명품이나 서로 감당하기 힘든 고가의 물건은 제외하고, 주로 내 돈을 주고 사기에 조금 아까운 종류의 물건이라던지 필요한 데 소모되어 없는 물건들이 대부분인데요. 그런 류의, 갖고 싶어하는 것 또는 서로에게 쓸만한, 쓰임새가 있을만한 물건을 물어보고 선물해주는겁니다. 현실적! 게다가 실용적!



 '의미있는 기록의 작업'은 바로 가족사진을 찍는 것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나와 여동생. 네 명이 모여서 사진을 찍으며 가족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동생이 학업으로 인해 한 지붕 아래 있지 못해 일단은 명절에 기록이 이루어지곤 합니다. 남매가 새로운 가족을 이루게 되고, 시간이 조금씩 하지만 빠르게 흐를수록 프레임 속의 가족은 변화를 맞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기록하는 작업의 시작은 햇수로는 아직 10년을 채우지 못한 전통아닌 전통이지만 해가 바뀔수록 그 진하기는 훨씬 진해질 것입니다. 아이디어? 어머니께서 처음 내셨습니다. 매 번 다른 장소에서 기록하는 것을 기준으로 정해놓은 상태입니다. 후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엮인 수십 혹은 수백장의 기록과 마주 서게 된다면 과연 어떤 느낌 혹은 어떤 기분일까요? 겪어보진 못했지만 필시 엄청나게 굉장한 감동일 것 같네요..




2015년 9월 5일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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