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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omDK Sep 25. 2015

12/642 : 7일 만의 해고

일주일 사이에 어떤 변화가?

글쓰기 좋은 질문 642를 씁니다.


연습장에 펜으로, 노트에 만년필로, 블로그에 키보드로 씁니다.

세 번을 쓰다 보면 처음과 마지막은 조금씩 달라지곤 합니다.

손에 쥐고 있는 노트와 블로그에 올려둔 텍스트를 간직합니다.


브런치에 올리는 '642'에 대한 답은

블로그에 있는 마지막 수정본을 내키는 대로 수정한

'세 번째 수정본'이자 '네 번째로 쓰는 글'이 될  듯합니다.




열두 번째 질문. 한 여인이 채용된 지 일주일 만에 해고당하는 장면을 글로 써보라. 참고로 지금 이 여자를 해고하려는 사람은 일주일 전만 해도 그녀의 채용에 아주 적극적이었다.


  고용주와 그녀 사이에 지난 7일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고용주 개인의 고민이었을지, 혹은 그녀가 무언가 잘못했다던지, 또는 타인의 간섭(고용주보다상대적으로 더 높은 위치의) 이라던지, 아니면 억지해고인지, 정당한 사유가 있기는 한 것인지.


  가장 궁금한 사항은 아마도 이것. 채용을 했던 사람의 적극적이었던 태도가 싸늘히 식었다는 점이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과 일주일 만에 사람이 180도 변할 수는 없는 법. 그녀도 억울한 마음을 가지고 있겠지만 우선 고용인의 입장을 들어보도록 한다. 필시 어떤 이유가 있었으리라.

  그보다 먼저 진행되었어야 하는 일이 문득 생각났다. (아마도, 그렇지만 확실히) 흥분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여인의 상태를 진정시키는 것. 이미 포기하고 풀이 죽어있는 상태라면 할 말이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그 다음은 그 장면 속 타인의 시선을 정리시키는 것. 고용한 사람과 채용 1주일 만에 위기에 봉착한 그녀만 있다면 상황은 충분하니까.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면 충분히 분위기는 진정되었을 테니 다음 단계로. 여인은 더 심각한 상태가 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 그녀의 입장도 살펴봐야 한다.

  대개 저런 상황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하고 쓰다 보니 간과하고 있던 놀라운(새롭지는 않을)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미 질문에서 ‘해고당하는 장면’이라고 설정이 되어 있었던 것! 복직의 가능성이 없는 슬픈 결말이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마음이 회사를 떠났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는 수밖에 없겠다.  




2015년 9월 19일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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