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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omDK Nov 20. 2015

31/642 : 친구가 본 경찰차 속 당신.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가?

글쓰기 좋은 질문 642에 답을 씁니다.


종이에 만년필로, 블로그에 키보드로 씁니다.

여러 번 쓰다 보면 처음과 마지막은 조금씩 달라지곤 합니다.

손에 쥐고 있는 노트와 블로그에 올려둔 텍스트를 간직합니다.


브런치에 올리는 '642'에 대한 답은

블로그에 있는 수정본을 내키는 대로 수정한

혹은 노트에 적어둔 글을 다시 읽으며 쓰는

'세 번째 수정본'이자 '네 번째로 쓰는 글',

'다시 읽고 써보는 글'이 될  듯합니다.




서른한 번째 질문. 친구가 전화를 해서는 당신이 어제 경찰차 안에 있는 걸 봤다고 한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


ㄱ. 이상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나 그 시간에 집에 있었는데?

ㄴ. 닮은 사람이 있나 보지. 잘 못 본거 아닐까?

ㄷ. 나 아직 경찰차를 탈 정도는 아니다.


  위와 같은 대답을 망설이지 않고 할 수 있을 만큼 능숙하게 연기할 자신이 없다면 또는 전화를  걸어온 그 친구가 당신의 치부를 알면  안 될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허심탄회하게 그 날 당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설명해주는 편이 속 시원할 것이다.


ㄹ. 왜 경찰차를 타게 되었는지.

ㅁ. 험한 일을 당한 것은 아닌지.

ㅂ. 원인이 될만한 일은 잘 해결했는지, 다시 경찰차를 타야 하는지.

ㅅ. 아니면 단순히 차 안에 있던 나(또는 닮은 사람)의 그 당시 상황이 궁금한 건지.


  지극히 주관적인 내 생각이지만 다양한 걱정을 실제로 입 밖으로 또는 활자나 문자의 형태로 내뱉을 줄 아는 친구라면(물론 통화 중이니 말로 했겠지만) 잡아두고 친하게 지내도 괜찮은 사람인 듯 싶다. 그렇다고 그렇지 못한 친구를 밀어내라는 의미는 아니다.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지는 말 것.


  샛길로 빠졌다. 우선 친구의 전화는 잘못되었다. 여러 해를 사는 동안 나는 아직까지 경찰차를 탈만큼 옳지 않은 짓을 저지른 적이 없다. 게다가 수능 때도 늦지 않게 잘 도착해서 타 볼 기회가 전혀 없었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경찰차에 탔던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다. 하지만 그게 누구인지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고 굳이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경찰차를 탄다는 것이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니 말이다.


2015년 11월 15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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