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지 않느냐.
핵심은, 그것이 우리 사이의 마음 거리를 뜻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알 듯 말 듯 서운케 하는 그 거리라는 단어를 이렇게 정의 내린다.
타이밍.
사랑을 주는 타이밍이 바로 그것이다.
표현은 가슴 안의 온기가 다 느껴지도록 하되
꼭 필요한 순간에 뱉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날은 상대가 금세 알아차리지 못 하게 살며시
어떤 날은 공기가 움츠러들 정도로 감싸 안아주면서.
그리고 바로 그 어느 날에 나누었던 진실됨과 사랑이
우리가 살아가느라 절제하며,
서로에 무던해지기도 하는 순간들을 버티게 해주는 셈이다.
그러나 한동안 그것을 쓰고 또 씀으로 하여
지난날의 문장과 위무 그리고 기억의 생생함 정도만이 닳았을 때 즈음
다시 한 번 서로를 향해 뜀박질하는 것.
거리란 진실로 이 정도의 문제라 말하고 싶다.
그리하여 나는 어쩌다 마주한 부재에
나를 향한 당신의 사랑을 회의하지 않겠노라.
다만 당신의 안부를 조용히 물어볼 줄 아는 사람이 되겠노라 다짐.
그렇게 늘 다짐해왔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