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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지 Apr 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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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것은 말을 하는 것, 언어에 대한 기대를 받는 것.

쉬이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산책하듯 내 마음과 그 마음에 들르는 일이었다.


후자는 단거리도, 장거리도, 마라톤도 아니었으며

무질서의 행진 속에서도 질서를 찾아야 할 압박을 받지 않았다.

그것은 정돈되지 않은 진동이 살아있어도 무리가 없었으며

오감의 귀를 자극하는 소리를 낼 필요도 없었다.


그 놈의 말은

때때로 침묵의 시간을 유린하고,

오감의 귀를 만져볼 손의 움직임 또한 저지시켰다.

그것은 시각의 분산을 일으켰으며 후각의 발동을 밀어냈다.


내 너머 그 안의 풍미는 언제나 음미할 고요를 반드시 남겨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발걸음을 자박이면 내 모양의 발자국들이 그곳에 걸린다.


산책이 오래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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