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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래 Feb 08. 2021

하기 싫은 일을 나중으로 미루지 말자

늦은 저녁, 미뤄둔 할 일을 하는 아이를 보면서 스스로를 반성했다

 살다 보면 어느 쪽이 네게  맞는지 알게 되는 날이 올 거야.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는 삶과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하는 .
어떤 것도 맞고 틀리지 않단다. 누구에게는 이것이,  어떤 날에는 저것이  맞기도 하지.
 엄마는 제일 좋아하는 , 하고 싶은 일을 제일 먼저 하는 편이야. 그러면 뭐든지   있다는 의욕과 활력이 생기거든, 그러고  다음엔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꺼내 하려고 노력해. 방금 생긴 의욕과 활력이 사그라지기 전에  힘으로 하고 싶지 않을 일을 해버리는 거지. 요즘 엄마에겐 그게 청소인 날도 있고, 빨래를 정리하는 일인 날도 있어.
 그렇게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버리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무엇을 해도 크게 싫거나 좋거나 하지 않아.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힘을 얻었고,  가장 하기 싫은 일을 이미 해버려서 걱정이 없는 상태가 되거든. 물론 이런 순서는 엄마에게  맞는 거지 누구에게나  좋은 방법은 아닐 거야.

 아빠 같은 사람은 그저  일을 조용히, 천천히 하나씩 해나가는 사람이야. 엄청 좋은 일도, 엄청 싫은 일도 없이 그저 아빠 몫의 것들을 하는 사람. 굳이 따지다면 정말 좋아하는 노는 일은 마지막에 하는 사람이랄까? 제일 재미없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보고 있으면 편안한 마음이 드는 사람이지.

 엄마는 사실 네가 하기 싫은 일을 뒤로 뒤로 미루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었으면 좋겠어. 하기 싫다고 미루기만 하면 시간이 지나 몸도 마음도 피곤할 때에는  하기가 힘들어지거든. 오늘이 그런 날이었지. 주말 내내 신나게 놀면서 즐겁다가 마지막에  일을 몰아서 하느라 힘들었지? 사실하지 않고 그냥 놀다가  수도 있었지만 엄마는 오늘 네가 약속해 놓은 것들이 있었다는  알려주고 싶었어.

 아직 일곱 살, 78개월 인생의 너에게   일은 엄청 중요한 일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이제 조금씩 해야 할 , 하고 싶은 , 미루고 싶은 , 하고 싶지 않은 .  알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
너무 이른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말이지.

 사실은 엄마도 그렇게  지키면서 지내진 못해. 우리의 마음은 모두 비슷하거든. 하지만 하려는 마음과 노력은 잊지 말자.


하루 종일 놀면서 미루고 미루다 늦은 저녁에서야 영어책  페이지를 완성하는 아들을 보면서,  또한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습니다. 꼬마에게 영어가  그렇게 중요한가 싶은 생각도 했지만 스스로 정한 일은 스스로 완성하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부모는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살아가는 힘을 만들어 줘야 하지 않을까 요즘 들어 많이 생각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살아가는 건강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나부터 그렇게 해야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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