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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omJIN Aug 28. 2015

침묵

내 감정 혹은 생각들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선 설명이 필요하다. 

단조롭게든 장황하게든 내가 느끼는 것들이

그대로 그 사람에게 전달되기 위해선 

피할 수 없는 과정 중 하나다. 


하지만 때론 설명이 필요 없을 때가 있다. 

그 순간이 그러했다. 

너와 나 사이의 거리가 

내가 바라보는 눈을 회피하려 떨군 너의 얼굴이

어찌할 줄 모르겠다는 너의 손가락 짓이 

모든 걸 설명해줬으니까. 


적막함만이 주변 공기를 삼켜버렸고

어떠한 해명도 핑계도 더 이상 소용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우린 알았다.

어제 날 바라보던 눈빛과 

어제 날 감싸 안아주던 너의 팔이 

갑자기 이렇게도 달라졌는데 

넌 어떠한 설명도 하려 하지 않았고 

난 무슨 일이냐 다그치지도 않았다.   

생략되어진 무수한 설명들이

한순간에 내 심장으로 파고들었다.


그 순간이 그러했다. 

어떠한 설명도 필요 없는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너와 사랑에 빠지던 그 순간이 그러했고 

이별을 앞둔 이 순간이 그러하다. 


사랑은 많은 것을 해결해주지만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았다. 

마지막까지도 사랑 앞에선

당신도 나도 무기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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