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위로
당신은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기거나 즐거운 일을 이야기할 때, '솔' 정도의 음으로 얘기한다. 그리고 흥분을 더하면 '시' 음으로 외친다.
'있잖아, 오늘 내가 뭐 봤는지 알아?'
책을 읽다 마음에 드는 구절을 읽어 줄 때는 '도'와 '레' 사이의 음으로, 화가 나면 '낮은 시',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감탄할 때는 '높은 도'.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외치던 한 남자를 기억한다. 그리고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고 외치던 남자도. 첫번째 이의 바람이 무색하게 사랑은 변한다. 시간과 기억의 힘을 덧입어.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사랑이 돌아올 수 있다고 외칠 수 있겠나. 그러니까 변한 사랑은 다른 옷을 입고 돌아온다. 내게 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변하는 사랑의 속도와 주파수를 맞추지 못하면 끝내 이렇게 외치게 될 것이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그리고 미련을 담아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고.
사람들은 저마다 고유의 주파수를 지니고 있다. 각기 다른 파동을 지닌 주파수이지만 어느 순간, 어느 때에 같은 파동을 느낀다. 그때가 있다. 단순히 좋아요, 버튼만으로는 말할 수 없는 때. 그날의 온기, 날씨, 공기 그리고 그 모두를 타고 내게 울리는 파동, 당신이 보내는 주파수. 그래서 우리가 사랑에 빠졌다.
때때로 변하는 주파수에 몸을 맞추는 방법은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수많은 소리 중에서 당신이 내는 '미' 혹은 '도' 가끔은 '솔' 또는 '라'를 듣는 일. 당신을 향한 절대 음감을 기르는 일. 그러다 보면 어두웠던 길에 하나 둘 전구가 켜진다. 꼭 변한 사랑이 돌아오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은 사랑이 가는 길을 내가 찾은 거다. 당신에게 향하는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