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위로
익숙해지기까지 대략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어떤 일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어떤 동요도 없이 움직일 수 있으려면 시간이 얼마나 필요할까?
어느 날에는 '이제 정말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던 사실이 다른 어느 날에는 못 견딜 만큼 요동치는 감정으로 다가온다.
이별 후 마음이 잔잔해 지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알고 싶었다. 만난 날의 곱하기 3 쯤 하면 되지 않을까, 아주 넉넉하게 잡아서. 그러고는 하루하루 날을 세었다.
운동을 하기 로 마음먹은 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더위로 온 몸에 진이 다 빠진 날이나 무심하게 당연하다는 듯 운동화 끈을 맬 수 있는 날은 대체 언제 오나 궁금했다. 오늘은 아닌 것 같고, 내일쯤이면? 모레쯤이면?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이 앙금 없이 사라지는 날은 과연 살아 있는 동안 존재할까? 후회와 회한으로 점철되는 말년을 보내고 싶지는 않은데 말이다. 언제쯤 마음은 맑고 투명하고 고요해질까, 무엇에도 미혹되지 않는다는 나이, 불혹이 되면 가능할까?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사이클 위에 올랐다. 40분 동안 페달을 밟으며 생각했다. 아 정말 힘들다. 아 정말 힘들다. 아 정말 힘들어 죽겠다. 흘러내린 땀의 양이야 말해 무엇 하겠나. 사이클에서 내려오며 다시 한 번 갈등했다. 근력운동은 나중에 할까? 오늘은 건너뛸까? 이왕 땀났는데 지금 하지, 라는 결심보다 몸이 먼저 자연스레 해왔던 운동을 시작했다. 하나, 둘, 셋...
사실 아무도 모른다. 갖지 못한 것, 못 가 본 길에 대한 미련의 크기가 얼마 만큼인지 마음속을 뒤집어 보여줄 수 없다. 나조차도 알지 못한다. 어느 날은 흔들렸다가 어느 날은 웃어넘기고 어느 날은 정말 괜찮은지 스스로 마음을 확인하는 일이 되풀이될 뿐이다.
매일매일 연습하는 수밖에. 삶에 익숙해지기 위해, 이별과 미련과 후회와 갈등에 익숙해지기 위해. 반복되는 연습으로 '연습'이 익숙해지는 날이 오면 나는 '당연히'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무심한 듯' 운동화 끈을 매고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