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

by 프롬지원

채우려 해도 채워지지 않는다

채운다는 건 한계가 있어야 가능한 말이다

이 욕심엔 한계가 없다

허공에 물을 뿌린다


항아리 밖으로 물이 넘치는데도

물을 쏟아 붓기도 한다

항아리가 큰 게 아니다

내가 눈을 가린 것이다


이미 뚜껑이 굳게 닫혀 있어

채울 수가 없는 것도 있다

그런데도 뚜껑 위로 쏟아 붓는다

쏟을 수 없는 마음을 쏟는다


내 앞에 이미 많이 채워진 달항아리는 두고

멀찍이 남들 보기에 반짝거리는 항아리를 채운다

반짝거리는 항아리가 박수 받는다

이미 많이 채워져 있었다는 반짝거리는 항아리


안대를 벗어 던져버려

달항아리의 물이 말라버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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