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님의 책읽기 4
대통령이 TV에 나와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어떤 의도로, 어떤 단어를, 어떤 억양으로 말하려고 했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썰전의 두 패널이 나와 해당 내용을 분석할 때에도 '대통령의 의도는 이랬을 것이다, 저랬을 것이다.' 해석이 분분한 경우가 있는 걸 보면, 한 단어 한 문장이 깊은 고민 끝에 나온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대통령의 글쓰기는 그런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제목만 보면 넓은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적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이 쉬이 떠오른다. 저자는 두 대통령과 함께 지내는 동안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예로 들어, 대통령의 입장에서 글을 쓰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들려준다.
'대통령의 글쓰기'는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만나는 대통령의 말들이 무엇을 고려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우리 앞에 다다르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 그 사례를 통해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 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장점인 책이다.
필자가 경험한 대통령이 두 명이라 더 다양한 관점과 사례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그것은 또 그 대통령과 함께한 누군가가 쓴 글을 보면 될 것이다.
‘글쓰기’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실제' 글을 쓰는 데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너무 이론적이고 기본적인 원칙 위주로 언급되는 듯하다. 게다가 연설문 위주로 서술되니 평소에 연설문 근처에도 가지 않는 사람이나,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안 될 수도 있겠다.(적어도 나에게는 넘치지만.) 하지만 '글쓰기'보다 '대통령'에 대해 관심의 무게를 둔 사람이라면 故김대중, 故노무현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했었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으니 한번 살펴보시라.
#서평 #대통령의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