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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이재 Jun 17. 2021

대항하는 인간이 아름답다

[레오의 실존주의] 대항하는 인간이 살아남는다

인류의 위대한 발견을 꼽으라면 단연 '불'이 등장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제우스가 감췄던 불을 훔쳐 인간에게 불이라는 문명을 가져온 프로메테우스는 '먼저 생각하는 사람' '미래를 보는 예지의 신'으로 불린다.  불은 인류에게 더 많은 발전을 가져오게 했다. 프로메테우스 같은 신화 속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도 찾을 수 있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인물에 열광했던 것도, 지금 당장은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의 축에 든다.

인류학자들은 현시대에 인간이 발견한 불과 같은 새로운 문명을 '스마트폰'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이 이세돌 9단에 승리를 거둔 것을 복기해보면 인류에게 재앙일지? 축복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프로메테우스'는 불을 훔쳐다 준 영웅이 결국 제우스의 노여움으로 바위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이는 고통을 받게 되는 것처럼 인간에게 축복과 동시에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의 근원을 찾기 위한 몸부림은 세대에 전이되며 계속 이어질 것이며 그 속도와 간극은 점점 더 빨라지고, 좁혀지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가 미래로 가는 길을 가속화시켰다는 점에서 우리는 어떤 것에 편향된 삶을 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관심 가지고 좋아할 만한 내용을 추천해 주면서 편향된 인간을 만들고, 양극단의 사람들이 총 없는 전쟁을 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무언가에 '대항'하지 않으면 급속한 발전의 조류에 휩쓸려 익사할까 두려운 마음에 글을 쓰는 것이다. 어떠한 편향에서 만들어지는 나의 생각이 신념이 되고, 그것이 행동과 삶의 태도가 되는 원리를 안다면 기울어진 우리의 관점을 평행하게 균형 잡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소위 꼰대는 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분명한 것은 인공지능의 도래가 우리를 어떤 편향으로 끌고 간다는 것이다. 인간이 이성적으로 도덕적으로 그런 편협함을 경계해야 하지만 이미 밟혔듯 인간은 비이성적이며 비합리적이다. 인간은 반드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 마련이다. 기자들과 만날 일이 있어 이야기를 나누다 우스갯소리를 들었다. 이번 문재인 정부의 인사들이 집값이 폭락한다는 유튜브를 계속 보다 보니 그쪽으로 편향되면서 집값 폭락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냈다는 것이다. 편향은 반드시 불공정을 만든다.


편향(偏向)이란 말 그대로 '한쪽으로 치우치다'는 뜻이다. 편(偏) 자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戶자가 외닫이 문을 그린 것인데, 偏자는 이렇게 한쪽으로만 열리고 닫히는 문을 그린 戶자를 응용해 사람의 마음이나 언행이 한쪽으로 치우쳐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의미와 같이 우리 삶에 '편리'라는 삶의 양식이 어느 한쪽으로 편한 방향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인간의 편향이야 불을 신에게 불을 훔친 후부터 계속 있어왔지만 시대가 발달할수록 그 정도와 힘은 더 커져만 간다. 편향을 나쁘게 말하면 '퇴행'이다. 쉽고 편안함은 안락함을 위한 인간의 심리이고, 가만히 있어도 돈이 벌리고, 쾌락을 추구하려는 군상은 집단적 퇴행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왜곡만 보더라도 편향은 인간의 본질적인 본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집단은 개인의 심리보다 더욱 원초적이다. 우리도 내부적으로 좌편향이니 우편향이니 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 지점에서 개인의 편향에 대항하는 사람, 집단의 편향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된다. 대선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너무나 안타까운 것이 있다. 너무나도 편향된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다. 학원을 7개나 다니는 제자는 수업에 들어오면 넋이 반쯤 나가 있다. 학원에 편향된 삶에 대항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노는 것이다. 틈이 나거나 주말에는 무조건 놀라고 조언했다. 학원을 땡땡이치고서라도 한 번 놀아보라고 말했다. 나의 조언에 힘입어 부모에게 대항을 해봤지만 다른 친구들도 이 정도 학원은 다닌다는 대답만 받았다. 다른 친구는 게임에 빠져 산다. 저녁에 부모님이 없기 때문에 하루 보통 게임을 4 시간 하고, 유튜브를 3시간 본다고 한다. 이 친구는 어떻게 미디어에 편향된 삶에 대항할까? 7시간 동안 미디어가 없는 환경에서 뛰어놀거나 책을 읽는 것이다. 이 친구의 부모는 맞벌이라 밤늦게 집에 온다. 그러니 7시간 동안 부모 부재의 허기를 미디어로 달래는 것이다. 보다 격렬하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내가 상담했던 사례 중에는 자녀가 은둔형 외톨이가 아닐까? 걱정되는 마음으로 찾아온 엄마가 있었다. 집에만 있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걱정된 것이다. '혼자'에 대한 대항으로 '함께'라는 활동을 통해 균형을 잡으면 된다. 상담은 쉽고 간단했다. 새로 산 게임이 있는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도와달라고 했다. 그렇게 같이 게임을 즐기고,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그런 역할을 부모가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했다. 


대항은 결국 밸런스를 추구한다

'뉴발란스'라는 브랜드를 좋아한다. 1906년 미국 보스턴, 영국인 발명가인 윌리엄 라일리는 발에 장애가 있거나,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발을 편하게 지지해 주는 아치 서포트를 개발했다. 이를 토대로 NEW BALANCE라는 회사를 만들게 되는데 ‘불균형한 발에 새로운 균형을 창조한다’라는 의미가 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보다 더 오래된 브랜드로 100년이 넘은 곳이며 신발에 최초로 가로 사이즈를 도입한 곳이다. 뜬금없이 신발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은 바로 '밸런스'다.


앞으로 편향된 개인의 문제나 사회적 문제에 밸런스를 가져다줄 상품이나 서비스, 문화는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 대항하는 인간이 살아남는다는 명제 속에는 세상의 문제와 대항하다 보면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맥락이 보인다는 뜻이 녹아있다. 뉴발란스라는 브랜드가 100년을 지속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편향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데 더 많은 투자와 지출이 있는 기업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투자할 것이다.


데카르트의 말을 빌려 '나는 대항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하며 글을 마친다. 대항하는 인간은 반드시 성장한다. 그러니 부모의 권위에 대항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 노력과 용기를 강점으로 여겨라. 어쨌든 우리는 살면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항하며 허들을 넘어야 하는 힘을 얻어야 한다. 아이들의 대항하는 힘을 절대 죽이지 말자.


강점멘토 레오(본명 문선종)은 아이들을 좋아해 대학시절 비영리 민간단체(NPO)를 시작으로 사회복지법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이르기까지 지난 17년 동안 아동상담 및 교육가로 활동하고 있다. 나아가 아동심리상담, 아동교육, 지역사회사업, 프로그램 기획, 칼럼니스트, 사진작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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