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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이재 Aug 06. 2020

현재가 되어가는 미래를 살아가세요.

[문작가의 육맥]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나의 꿈을 찾아서...

미련은 이루지 못할 때가 아니라 도전하지 못할 때 생겨

육아 퇴근 후에도 야망을 품어야

미약한 시작이 전부... 용기가 필요할 때

그만하고 이제 자러 가면 안 되겠니? ⓒ문작가

육아 퇴근 후 보내는 시간... 그 의미는?

육퇴 후 짧은 시간... 뭔가 의미 있는 것을 하고 싶지만 끝이 보이지 않네요. 집안일이 산적하고요. 빨래를 게기도 귀찮아 어느 순간 쌓아두고 필요할 때 짚어 쓰고 있네요. 부랴부랴 밀린 과업들을 끝내고, 마시는 시원한 맥주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지친 마음을 씻어내는 고귀한 의식이자 온몸에 경직된 긴장감을 비워 무언가를 다시 채울 수 있게 만드는 청량감을 얻습니다. 맥주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사이다'를 생각하면 좋겠네요. 막힌 혈을 뚫는 탁월한 처방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과하면 다음 날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고, 아랫 뱃살은 덤으로 늘어나니 주의하길 바라요. 


내가 존경하는 롤모델인 개그맨 유재석 씨는 한 방송에서 이런 말을 한 저거 있어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포기하는 것이다"라고... 그도 부모가 되면서 무언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는구나 생각했지만 그는 지금도 방송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죠. 분명 육아 성장통 속에서 자신의 꿈을 부단히 갈고, 닦았으리라 짐작이 갑니다.


한 번은 퇴근 후 씻고, 밥 먹고, 간단한 놀이와 책 읽기를 하고 8시 30분에 취침해 새벽 3시에 일어나 내 꿈을 펼쳐보기도 했어요. 이런저런 변화를 주며 하루에 딱 1시간이라도 나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죠. 대부분 쓸데없는 짓들을 하다 시간을 허비하지만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존재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실존주의 작가로서 '현재가 되어가는 미래'의 시제를 갖고 살아가요. 미래에 이루었을 꿈을 지금 부단히 부리는 기술인데요. 제 평생의 꿈을 찾은 24살은 그저 학생이었지만  사회복지사로 살아갔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될 것을 알았기 때문이고, 현재가 되어가는 미래에서 중요한 '현재'에서 충실히 꿈을 꾸었기 때문이죠. 취업을 앞두었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내가 저기서 일하는 모습을 그려보잖아요. 저도 취준생이 된 것처럼 꿈을 꾸고 있어요. 이제 작가가 되려고요. 누간가의 삶을 위해 상담하고, 글을 쓰는 작가 말이죠. 


부모가 되기 전, 우리의 꿈은 무엇이었나?

평일 직장 점심시간을 마치고 잠시 걷기 위해 청계천 광장에 나가봤어요. 동아일보사에 내 건 큰 현수막이 눈에 띄었는데요. 신문사의 100주년을 기념해 걸어 놓은 대형 현수막이었어요. 무심코 여러 번 지나쳤는데 오늘은 왠지 '꿈이 뭐예요?'라는 말이 저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죠. 점심시간이 20분 정도 남아 있어서 작정하고, 광장에 앉아 현수막을 뚫어져라 쳐다봤지만 명쾌한 답은 떠오르지 않았어요. 15년 전 낡은 꿈을 꺼내보지만 얼굴에서 피식 웃음만 나왔습니다. 두 딸아이의 아빠로 사는 삶이 대부분인데요. 인생의 정거장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다음 버스를 기다리다 지쳐 이곳이 종착지 인가하는 착각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까마득한 저의 꿈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육아 후 마시는 시원한 맥주

육아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잠들 때 부모도 같이 잠들어야 한다고 말하죠. 하지만 우리가 잠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들을 재우고, 그 무거운 몸을 어떨게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육아 퇴근 후 뭐하세요?" 대부분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있었고, 어떤 사람은 넷플릭스에서 핫한 콘텐츠를 추천하기도 했어요. 대부분 육아에 지친 마음을 달래려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죠. 저처럼 홀짝홀짝 맥주를 마시며 응어리진 마음을 푸는 분들도 많았고요. 하루 종일 굳어 있던 몸을 이완하기 위해 술을 힘을 빌리기도 해요. 우리가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것은 육아에 양보한 나의 삶을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요?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 빛 중 나만의 별을 찾기 위해 방황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30대의 발악

생각해보면 꿈은 잠시 내려놓을 수 있을 뿐 포기는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퇴근 후 육아를 하면서 어떻게 글을 쓰고, 유튜브를 하고, 노래를 녹음하고, 운동을 하고, 책을 읽는 등 그 많은 것을 어떻게 다 할 수 있느냐고 자주 물어보세요. 우스갯소리로 30대의 마지막 발악이라고 말하는데요. 진짜인 것 같아요. 한 번씩 한계라고 생각할 때가 많지만 존버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문작가의 육맥, 육아 퇴근 후 맥주는 그런 꿈에서 출발하는 새로운 활동이죠. 어쨌든 소소하게 시작한 나의 꿈이 누군가에게 도전이 되면 좋겠어요. 영상 50개 정도를 만들어야 조금씩 공감과 댓글로 말을 걸어오는 분들이 생기지 않을까? 짐작해봅니다.


신용카드는 미래의 돈을 쓰게 만들어 우리를 파탄의 길로 인도하는 지름길이지만 미래의 꿈을 현재에 꺼내어 쓰는 것은 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만들어요. 카드는 쓰지 않는 게 상책이지만 꿈에 인색한 것은 안 되겠죠? 그 어떠한 어려움에서도 '현재가 되어가는 미래'를 살아가시길 바라요. 여러분의 운명이 육아를 하고 있을 팔자라고 단정 짓는다면 얼마나 슬픈 일이에요? 우리의 삶이 과거의 점에서 현재까지 그어진 선의 자취라면 그 궤적에 따라 운명적으로 살아가야 하겠죠. 여러분이 가진 실존의 시제는 “현재가 되어가는 미래(Future Becoming Present)”라 할 수 있어요. 과거의 근원에 초점을 두며 스스로를 운명론적, 기계적인 관점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현재라는 점이며 미래에 그 점을 던지면서 새로운 궤적을 만들 수 있는 실존적 존재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할 거예요. 과거를 부정해도 좋아요. 어제를 부정해도 좋아요. 그것이 탈각이자 지금 여기에서 실존하게 만드는 용기예요. 그때가 좋았지라며 과거에 위안을 얻고 회기 할수록 꿈은 점점 요원해지죠. 꿈의 점을 찍고, 오늘 이 자리에서 나를 던져 보시길 바래요.

Copyright ⓒ2020 문선종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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