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란 회전목마

꽃이 지고, 별이 되는 그날까지

by 정온


계절마다,

절기마다,

색을 입은 꽃이 핀다


쉬이 찾아오는 새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날아들면

먼저 와서 뽐내는 꽃들은

잎을 털고 간다


동지섣달 이기고 피어난 꽃은

군대 가는 아들 뒷모습처럼

처연하다

꼿꼿한 꽃대는 그대로인데

곱디고운 꽃잎들은

티끌처럼 흩어진다


인생도 저런데, 너마저 그러냐

한숨이 휘, 힘없이 새는 순간

내 늙어가는 얼굴이

자연스레 비친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내딛는 순간

아까 지나친 이별의 꽃을 잊은 채

"어제 왔니? 언제 왔니?"

노오란 금계국이

계절을 타고 왔다

요리조리 흔들리며

어찌나 아양을 떠는지

그 흔한 노랑빛에 그만

혼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래,

인생도 돌고 돌고

너네들도 돌고 돌아

흩뿌려져 꽃이 되니,

꽃 따라 벌이 오고

새도 지저귀니

계절은 언제까지고

영원한가 보다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가나

너희는,

내년에 또 오겠지


가끔은

우주의 굴레 같은 세상 한가운데서

'죽음은 어디로 가는 건지'

늘어진 고무줄 같은 생각이

달팽이 집을 이고

묵직한 고뇌를 짊어진다


많고 많은 별 중에 하나를 골라

지구의 밤이 되면

빛으로 반짝일까

누군가 마음에

광채 하나 준다면

그건 별똥별일 거야


그렇게 엉성하게라도

살아갈 수 있다면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계절일 뿐

오늘처럼 꽃이 지듯

인생도 저물어가지만

저녁놀 속에서

나는 선한 인생을 그린다




KakaoTalk_20250525_164245381.jpg 큰주홍부전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