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일출 사진을 꺼내어, 2026년을 묻다

by 정온

2016년 그해 새해 아침,

해가 막 떠오르던 순간에 남긴 기록이다.

저무는 한 해를 정리하듯 바라본 하늘은

무심할 만큼 아름다웠다.


P160102_075442.jpg


일출은 늘 희망의 상징처럼 말해지지만,

그날의 해는 오히려

지나온 시간을 천천히 떠올리게 했다.


잘한 일보다

미처 하지 못한 일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멀어지고,

다짐은 또 다른 용기를 건네

마음은 기대로 일렁였다.


해마다 변함없이 새해의 해는 떠오르고,

어김없이 바다의 배는

윤슬 위로 제 몸을 길게 누인다.


사람들은 웅성대며

새해를 맞는다는 설렘에

추위도 잊은 채

졸린 눈을 비비고

입김 사이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돌아보니 그해도,

그 이전의 해들도

모두 그렇게 흘러갔다.


크게 흔들렸던 해도 있었고,

조금 늦어도 괜찮았던 해도 있었으며,

때로는 아무 일 없이

무탈하게 지나간 해도 있었다.


해는 결국 떠올랐고,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 날도 있었지만

변함없이 하루는 또 시작되었다.


이제 다가올 2026년의 아침을 생각하며

무엇을 바라게 될지

문득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거창한 성취보다는

무사히 하루하루를 건너갈 수 있기를,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지금의 속도로

안전하게 흘러갈 수 있기를.


그것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

10년 전의 사진을 꺼내 보며

마음을 다시금 정돈해 보았다.


결국 우리는

또 한 걸음을 내딛겠지만,

2026년에는

나를 포함해 세상의 모든 이들이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P160102_075742.jpg


이전 08화서서 오줌 누고 싶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