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 척 애쓰는 한 꼬마의 귀여운 노력.
미 아
뿌옇게 보이는 회전목마를 지나
터벅거리는 손바닥만 한 발로
하늘색 풍선을 꼭 쥐고
솜사탕이 뿌려진 길을 휘적휘적 걷는다.
물소야 음메 말고 우리 음마 보았니
원숭아 우리 음마 어딨어?
뉘엿뉘엿 졸고 있는 햇님 때문일까
음마 손 잡고 집 가는 원숭이가 부러워서였을까
자꾸만 눈 속이 뜨거워, 안 보여.
그러곤 음마아 하고 울어재낀다.
햇님이 해가 되고
음마가 엄마가 되고
손바닥만 한 발이 한 척이 된 날
풍선 대신 총을 잡고
까까머리로 낯선 곳으로 떠나
흙먼지를 잔뜩 퍼 먹던 때에,
하늘색 풍선을 잡고,
동물원 입구에서 맨날맨날
꿈속에서 기다린다던 엄마의 손 편지에
또다시 안 보인다.
눈 속이 뜨거워진다.
그런데 차마 엄마는 못 외치겠다.
2010.5.24. 날씨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