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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치 Jan 06. 2020

미련

[미련]

1. 터무니없는 고집을 부릴 정도로 매우 어리석고 둔함.

2. 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 있는 마음




<괜찮아사랑이야>의 영진과 동민은 이혼한 사이다.

같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탓에 친구로 지내고 있다.

영진은 동민이 늘 신경 쓰인다. 걱정되기도 한다.

그가 하는 말에 유독 짜증이 나고

그가 깨버린 약속에 실망감이 크다.

영진은 해수에게 한 한마디로 그녀의 상태를 정의한다.


"나 걔한테 미련 있어"


SNS로 근황을 쉽게 알 수 있는 요즘은

내가 그의 공간에 얼마나 자주 들어가는지에 따라 내가 얼마나 미련이 남아있는지 금방 깨달을 수 있다.

차단했다가 풀었다가

숨김 친구목록에 몇 번을 들어가서 프로필을 확인한다.

어느 날, 내가 몰랐던 사진이라도 올라오면 새로운 누군가가 생긴 건 아닌지 심장이 쿵쾅댄다.

쿨한 척, 아닌척하며 그의 근황을 듣기 위해 애쓴다.

그런 모습은 스스로 미련하다 느낀다.

미련은 내 마음을 다 소진하지 못했음을 뜻한다.


남아있는 마음들, 즉 `미련`은 원하는 목적지로 가질 못해서 자꾸 미련한 행동을 자아낸다.

그렇게 반복되다 보면 미련들은 지쳐서 나를 떠나가버린다.

그리고 나는 평온해진다.

그러니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을 지킨다면 이 미련은 나를 위한 행동이며 나의 평온을 위한 것이다.

이래도 저래도 접어지지 않는 마음이라면 마음껏 미련하게 행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하는 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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