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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치 Jan 06. 2020

집 「명사」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



하루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한참을 씻고 난 뒤, 세면대를 보니 더러운 물이 그대로 고여있었다.

며칠째 해결하지 못하고 두었더니 보기만 해도 불쾌한 작은 벌레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귀밑까지 소름이 돋아 편의점으로 달려가 배수구 용해제를 구매해서 해결했다.


사실, 오늘 처음 겪은 일이 아니다. 4년간 자취생활을 하며 각종 벌레 퇴치법을 알게 되었고 직접 세면대 배수구를 뚫어보기도 했다. 늘 있던 일이라 익숙했는데, 그날만은 그렇지 않았다. 지쳤다. 그리고 이젠 좋은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추위와 더위 그리고 비바람을 막기 위한 공간이 집이라고 하는데, 왜 나는 늘 춥고 덥고 비바람이 느껴질까.


좋은 집에 살고 싶다. 1층엔 관리인이 날 지켜주고. 비바람이 느껴지지 않고. 춥지 않고. 덥지 않고.

쾌적한 공기가 느껴지고. 눈을 뜨면 싱크대가 아닌 방문이 보이고. 커튼을 열면 넓은 주차장이 보이고. 하나의 방만 있는 집이 아닌. 여러 개의 방이 있는. 넓지 않아도 아늑한. 그런 좋은 집에 살고 싶다.


오늘도 꿈만 하나 더 늘어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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