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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치 Jan 08. 2020

일상

일상 「명사」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나에게 묻는다. 요즘 나의 일상은 어떤지.

나에게 답한다.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뿐이라고.


언제부턴가 일상이 건조하게 느껴졌다. 딱딱한 시멘트 바닥을 하루 내내 보고만 가는 기분.

저 굳건한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나 또한 건물과 동일시될 줄 알았지만, 그저 메마르고 딱딱한 잎사귀에 불과했다.


반복되는 일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웅크려 누웠다. 책 <변신>의 주인공이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알 수 없는 형태와 자유롭지 못한 손과 발. 주인공이 벌레가 된 모습은 내 일상과 닮아있었다.


건조한 일상을 채울 무언가가 필요했다.

수분. 수분이 필요해.


타인의 삶을 비교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때로 참고사항이 되어 결론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도대체 남들은 어떻게 일상을 보내는지 궁금했다. 요즘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인 브이로그를 끝까지 보았다. 별거 없었다. 업무를 마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때때로 카페를 간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좋아하는 것들을 보고 이야기한다. 생각해보니, 나 또한 그런 시간 속에서 행복해하고 있었다.


우린 일상 속 수분이 특별하길 원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일상 자체가 특별해지길 원할 수도 있다. 늘 내 옆에 있던 사람들과 소소한 즐거움을 만들어나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채워 나가다 보면 특별함은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나가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럼 이제 너에게 묻는다. 요즘 너의 일상은 어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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