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보이는 사진을 찍고 싶다

by 오래 사랑하는 일

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그 장면 앞에 서 있는데

가슴이 먹먹하고, 감사했다.

“6K 마라톤은 힘이 있다.” 5천여 명이 함께 만든 오렌지 물결

그날 나는 메인 포토그래퍼로 현장에 있었다.

기대와 함께 책임감도 따라왔다.

잘 담아야 한다는 마음이 자꾸 들었지만,

결국 내 손이 향한 곳은

가장 편안한 사람들의 얼굴과 눈빛이었다.

품에 안은 건 아기지만, 마음은 훨씬 더 많은 걸 안고 있었다.

아이와 손을 맞잡고 걷는 가족,
걷다가 잠시 안아주는 엄마,
물 한 모금 나누고 다시 걸음을 맞추는 아이들.

헝클어진 머리를 다시 묶어주는 손길엔, 오늘의 마음도 담겨 있었다.

나는 인물이, 감정이 드러나는 사진이 좋다.
그게 내 사진이 좋다고 말해준 이유이기도 하다.

프레임 안에 넣고 싶은 건 장면보다 감정이었다.
누군가의 시선, 그 표정, 움직이는 손끝.
걸으면서도 웃는 얼굴들.

무대 위는 더 뜨겁고 생생했다.

"그날 느낌이 다 담겨 있었어요."

조용히 건네는 말들이 마음을 오래 따뜻하게 만든다.

“달리면서도 웃을 수 있어요. 누군가를 위해 달리니까요.”

사진은 말이 없지만,

그 안에는 분명히 마음이 담겨 있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사람을 찍고 싶다.

마음이 보이는 사진을.

누군가의 물이 되어주는 일. 그게 이 순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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