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그 장면 앞에 서 있는데
가슴이 먹먹하고, 감사했다.
그날 나는 메인 포토그래퍼로 현장에 있었다.
기대와 함께 책임감도 따라왔다.
잘 담아야 한다는 마음이 자꾸 들었지만,
결국 내 손이 향한 곳은
가장 편안한 사람들의 얼굴과 눈빛이었다.
아이와 손을 맞잡고 걷는 가족,
걷다가 잠시 안아주는 엄마,
물 한 모금 나누고 다시 걸음을 맞추는 아이들.
나는 인물이, 감정이 드러나는 사진이 좋다.
그게 내 사진이 좋다고 말해준 이유이기도 하다.
프레임 안에 넣고 싶은 건 장면보다 감정이었다.
누군가의 시선, 그 표정, 움직이는 손끝.
걸으면서도 웃는 얼굴들.
"그날 느낌이 다 담겨 있었어요."
조용히 건네는 말들이 마음을 오래 따뜻하게 만든다.
사진은 말이 없지만,
그 안에는 분명히 마음이 담겨 있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사람을 찍고 싶다.
마음이 보이는 사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