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메 루트(Machame Route)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적이 있는가?
"없다"
아프리카의 지붕이라 불리는 킬리만자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지만 고산병으로 인한 중도 포기자도 꽤나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산행을 위해 필요한 값비싼 비용이, 포기를 불러일으키는 가장 큰 장애 요소이기도하다.
매일같이 100km 이상을 쉬지 않고 달려온 나는, 모시(Moshi)에서 하루정도 휴식을 가지며 킬리만자로 등반을 계획할 심산이었다. 그룹으로 다녀오면 보다 저렴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스케줄 표를 확인해 보니, 당장 다음날에 출발하는 그룹이 있었다. "그래 자연을 벗 삼아 쉬지 머"
떠나는 당일날 알게 된 사실이지만, 등반을 함께할 그룹원은 건장한 체격의 독일 군인 3명이었다. 어쩐지 5박 6일 동안 훈련을 가게 되는 것만 같다. 자연을 벗 삼아 쉬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접게 된다.
킬리만자로 등반을 위해 반드시 구비해야 하는 장비가 있다. 하루 전날 가이드가 숙소를 방문해, 필요한 장비를 모두 갖추고 있는지 확인한다. 만약 체크리스트에 포함된 장비가 없다면 돈을 주고 렌트를 해야 하니, 위 사진을 참고하여 준비한다면, 공연히 써야 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마차메 게이트(Machame Gate)로 가는 길에 마켓에 들러 5박 6일간 생활할 물품을 구매한다. 체크리스트에는 없지만 각자가 일용할 비상식량(초콜릿, 에너지바 등) 및 물티슈 등은 챙겨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가 내려 어둑어둑한 마차메 게이트에 도착했다. 이때 당시, 킬리만자로 입장료만 813 USD. 거기에 가이드, 포터(Porter), 쿡(cook) 등에 들어가는 비용과 팁이 더해진다. 킬리만자로 산행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는 건 사실이지만, 산행을 함께하는 동안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수고를 생각했을 때 비싸지 만은 않은 금액이라 생각이 든다.
산행에 앞서, 포터(Porter)들이 짊어질 짐 무게를 체크한다. 짐의 무게가 20kg 미만이 되어야 산행에 나설 수 있다.
포터들은 20Kg 가까이 되는 짐을 짊어지고 5895미터의 키보(kibo) 전 바라푸 캠프(Barafu camp)까지 오른다. 킬리만자로를 등반하는 동안 새삼 그들의 수고와 대단함을 느끼게 된다.
첫날의 산행은 입장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조로운 느낌이었다. 평범하고 완만한 코스의 연속. 하지만 고도에 따라 급변하는 킬리만자로의 자연환경은 성급한 의심을 보란 듯 해소시킨다.
포터와 셰프는 언제나 우리보다 한걸음 서둘러 산행을 한다. 미리 베이스캠프에 도착해, 캠핑할 준비를 마치고 요리를 준비한다.
소소하지만 이보다 멋진 레스토랑이 또 어디 있으랴. 준비된 음식을 편히 먹을 수 있어 감사하다.
제공되는 비누와 물의 양이 넉넉지는 않지만, 이 또한 사용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진짜 멋을 찾아가고 있는 킬리만자로. 고도 별로 급변하는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다.
아프리카의 지붕 (The roof of Africa) Kibo로 가기 전 마지막 캠프 사이트 바라푸(Barafu)에서
00:00에 시작되는 야간 산행. 사람에 따라 약 5~7시간을 산행하여 정상에 오른다.
상상으로만 그렸던 순간, 5895M KIBO에 섰다. 이곳을 오르는 동안 걸음 하나하나에 격하게 반응하는 심장이 느껴진다. 벅찬 감동이었다. 이보다 더 높은 곳에 도전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생긴다.
약 6시간을 뛰는 심장 부여잡고 올라왔는데, 단 10분 만에 정리하고 내려가야 하다니... 못내 아쉽다.
다시 올 수 있을까? 다시 못 올 곳으로 정의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만한 곳에 있을 수 있어 감사하고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