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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민 Jun 23. 2024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의 시작

가야스탠드바 시낭송


가야스탠드바


새벽 두 시 엄마에게 전화가 온다

전화 너머 느껴지는 알코올냄새

아들 나 좀 데리러 와

어디냐는 나의 물음에 그냥 데리러 와

라는 말


아들 나 좀 데리러 와

어디냐는 나의 물음에 계속 

여기 네가 태어난 산부인과 앞이야


비어있는 맥주병을 호호 불다 말고 뻥 뚫린 무대로 나가 무대로 나간다

기타리스트가 엄마를 불면 호호 소리가 날 것 같았다

바닥에 고꾸라진 엄마가 떠오른다

이튿날에도 고치처럼 매달려있는 엄마를

나는 모른 척 방으로 들어갔다


처음 팔짱을 끼고 걸었다

여기야 여기, 여기가 네가 태어난 산부인과야

그날 난 병원이 울릴 정도로 크게 울었다고 한다

그날 엄마는 나보다 더 크게 울었을 것이다

우리 집 망나니는 우리의 소리를 들었을까?

아마 다른 여자와 사랑을 나누다 흠칫 했으리라




장편화하며 사라진 '2부 태평산부인과' 엔딩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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