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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름 Jan 10. 2024

그대의 낱말들은

단상 일기


예린이 노래의 대상은 정해진 한 명이 아니라 누구나 될 수 있는 한 명 같은 느낌이라 좋아한다. 안티프리즈나 지켜줄게 같은 곡들은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 같아서 특히나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유튜브 돌아다니면서 영상 볼 때 댓글은 잘 안 보는 편인데 예린이 직캠은 꼭 챙겨 본다. 누가 썸머 뮤비에 예린이는 대체 어떤 사랑을 했던 걸까 하고 적어놓은 댓글이 있는데 그러게? 하다가도 안돼.. 예링.. 사랑해.. 언제나 만인의 연인으로 남아줬으면 하는 내 욕심 ...

암튼 나는 일대일 애인 관계의 노래를 좋아하긴 하는데 예린이 곡은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게 더 좋다. 전에 외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예린이 안티프리즈가 흘러나왔던 적이 있다. 같이 외근 갔던 분이 이거 누구 노래야? 하길래 냉큼 백예린 안티프리즈입니다! 하고 말했는데 노래가 꼭 캠페인 같네~ 라고 하셨던 게 너무 좋았어. 그치. 난 그런 분위기의 예린이 노래를 좋아해.

내가 사랑하는 예린이의 노래들은 다 어떤 느낌이냐면 [사랑해. 내 사랑이 아니어도 네가 내일을 더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딱 이거. 이것도 내가 애정하는 백가희 작가님의 엽서에 있는 문구인데, 백가희 작가님도 예린이 사랑하시잖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결이 비슷한 것 같아서 또 좋네.

예린이 노래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지켜줄게>. 세상에 이런 노래가 있다니! 선함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말이 노래로 나온다면 지켜줄게 일 거라고. 무던히 옆에서 흐르는 것들이 가지는 힘은 아주 크잖아. 바위를 가르는 것이 물인 것처럼. 첫 가사부터 아, 이거 백예린 아니면 못 쓸 가사. 이렇게 생각했는데, 예린이가 데키라 나왔던 날에 <내가 생각해도 이 곡은 띵곡이다! 잘 만들었다!> 라는 노래로 <지켜줄게>를 뽑아서 너무너무 좋았던 기억. 그니까!! 백예린 아니면 누가 그런 노래를 쓰고 누가 그런 곡을 쓰냐고. 온 더 스테이지 라이브 무대에 초록 컨버스에 초록 크롭티마저 너무 어울려서. 영어 제목이 see you again 인 것도 너어무 좋다. 약속이나 다짐을 담은 노래는 결국 좋아할 수밖에 없다.


예린이의 가사처럼 살고 싶어. 보통 인생은 그렇게 평탄하지도, 낭만 가득하지도, 오월의 청춘 같지 않다는 걸 알지만. 그렇기 때문에 바라는 거 아니겠나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바라고 다짐하며 오늘을 떠나 내일로 가는 게 우리잖아.

예린이의 노래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가사가 또 있지. [그대의 낱말들은] 놓치고 싶지 않고 간직하고 싶고 오래오래 기억에 머무르고 남아 줬으면 하는 낱말들이 예린이가 쓴 곡에 참 많다.

​​

그대의 낱말들을 하나 둘 기록해보려 한다.

내가 만난 다정한 낱말에 다정을 더해 또 다른 이에게 전하는 것이,

시키지 않았지만 지켜보려 하는 내 마음이기에.



별생각 없이 2022년에 쓴 일기장의 글을 발견하고 블로그에 올렸다. 생각보다 친구들이 좋아해 주는 게 신기했다. 그동안 부끄러워 일기로만 간직하던 글을 수면 위로 올려보는 일이 여전히 낯설고 부끄럽다. 그러나 글을 쓰고, 누군가 나의 글을 읽어주는 것이 내겐 행복이다.


나는 풀밭의 세잎클로버 같은 글을 쓰고 싶다. 초록 풀밭에서 내 옆의 세잎클로버와 함께 바람에 흔들리며 작은 행복을 말하고 싶다. 네잎클로버와 같은 특별함도 없고, 세찬 비가 내리면 물기에 젖어 고개를 숙일 약한 세잎클로버겠지만 그래도 행복이란 뜻을 가지고 꿋꿋하게 뿌리내리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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