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될 날을 꿈꾸며
다음 달 강습 등록 연장을 하는데,
반 이름이 바뀌어 있었다.
두둥!
올 것이 왔다.
드디어 접영이라니!
자유형 - 배영 - 평영을 지나 마지막 하나 남은 경영, 접영!
그 멋있는 영법을 내가 배운다니, 엉엉. 감격의 순간이었다.
butterfly
캬, 아니 어쩜 이렇게 이름까지 완벽하냐고요.
나비처럼 날아오를 날을 꿈꾸며 애벌레는 설렘에 꿈틀거렸다.
첫 시작도 아주 멋졌다.
돌핀킥.
몸짓에 밴 앳됨이 이제 슬슬 씻겨 나가는 건가,
혼자 한껏 취해버렸다.
나의 인내심을 무럭무럭 자라게 해 준 평영킥과 다르게
양쪽을 번갈아 차는 자유형킥을 동시에 차면 된다고 했다.
오,
주말에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킥판 잡고 발차기 연습을 했던 나는
자유형 발차기는 그래도 꽤 괜찮지 않나? 싶었고,
이제 나의 때가 왔음을 느꼈다.
타고난 운동 감각은 제아무리 구겨 넣어 봐도 비집고 나오기 마련이다.
“… 뭔가 이상한데요? 동시에 차세요, 동시에.”
…네 선생님 저도 알아요.
그리고 저.. 동시에 차고 있어요. 흑흑
내 몸에는 또 한 번의 오류코드가 반짝였다.
아니 왜 이렇게 자꾸 고장 나는지.
역시 내게 쉬운 건 없었다.
뭐라도 날로 먹어보려는 내 욕심이었을지도.
집에 돌아온 후, 쪼르르 침대로 향했다.
파닥거리는 나에게 남편은 눈빛으로 한숨을 보냈다.
전신 거울 앞에서 웨이브 연습도 했다.
“오빠, 나 이거 봐라. 유연하지?”
“…뻣뻣한데…”
그래도
내가 돌고래라고, 어느 날은 인어라고 상상하며 차니 재밌었다.
물을 타는 느낌에, 정말 이제 물과 친해진 느낌이랄까.
'tiny'에서 '유영'으로 필명을 바꾸었습니다.
부서지는 작은 빛들을 사랑하던, 작은 것 그 자체였던 tiny는 이제
그 빛을 향해 유영하며 나아가려 합니다.
사실, 이름만 바뀌었지 저는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