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지.
수영에 맛이 들려버린 나는,
이 사랑스러운 운동을 더욱 오래 지속하기 위해 남편을 꼬드겼다.
여행 다니며 수영하기가 목적이다.
그러려면 여행 메이트도 수영을 해야만 하기에.
“오빠도 무조건 좋아할걸? 무조건이야. 백퍼!”
남편은 괜히 꼭 한번 튕기는 사람이다.
“에이 됐어~”
“괜히 그러는 거 다 알지롱!”
됐다는 말에 그의 반짝이는 눈빛을 캐치했다. 되긴 뭘 돼.
내가 그 속 다 알지.
“초보반 열리면 내가 수강신청 해줄게. 그럼 들을 의사 있어?”
“해주면 해보지~”
이미 말했다시피 완전 처음부터 시작하는 초보반은 개설 자체가 드물다.
하지만, 나는 인내심이 좋은, 끈질긴 사람이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월말이 되면 이 근처의 모든 수영장 홈페이지를 들락거렸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드디어 인근 수영장에 초보반이 개설된다는 공지가 떴다.
마침 시간까지 완벽했다.
내가 신청했던 경험을 토대로 9시 전에 대기하고, 땡 하자마자 바로 클릭!
야호, 성공!
고수님의 말을 듣지 않았던 내 햇병아리 시절을 떠올리며
그에게 화려한 수영복을 권했다.
하지만, 역시..
인간 세계에는 본능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어떤 커다란 흐름이 있나 보다.
그는 까마귀룩을 구입했다.
아, 분명 결국 화려한 거 살 텐데…!
아니나 다를까, 머지않아 그의 수영복은 증식하기 시작한다.
다양한 색과 무늬로.
심지어 남자수영복이 싸다는 당당한 명분까지.
내 거 하나 살 때 그는 두 개를 산다.
근데 그게 또 어쩔 수 없으니 억울할 따름이다.
거봐, 선배님 말 들으란 말이야.
그는 태어나기를 나와 다른 카테고리에서 태어났다.
운동치인 나와 정 반대로, 뛰어난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음은 인정한다.
하지만 내가 1년 선배이므로,
애초에 배우는 진도가 다르기 때문에
나는 어깨를 들이 밀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내가 선배님인 거 알지?”
지속적으로 주입했다. 아무리 잘해도 이번엔 안될걸?
그는 전략가이다.
그게 나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
그는 유튜브를 엄청나게 보기 시작했다.
“어이구, 이론만 빠삭해서 뭐 하니?”
약 올리던 나는 몰랐다.
지식과 이해가 쌓인 상태에서의 연습은 엄청나다는 것을.
그의 수영은 순식간에 늘었다.
긴 팔과 다리가 분명 이점이다.
“리치가 길어서 그래, 리치가.”
오래 하다 보면, 어차피 영법은 4개 이므로
결국 접영 이후 만나기 마련이다.
결과는…
우엥.
취미가 같다는 것,
같은 운동을 좋아하는 건 아주 즐겁다.
심지어 수영은
같이 하러 가지만
각자의 운동이라서 우리에게는 아주 적합하다.
이전에 다른 운동도 시도를 해봤는데,
둘이 경쟁을 하다 보니 게임이 안되고,
나는 열받고, 나 안 해! 하며 라켓을 내려놓기 일쑤였다.
인생의 동반자와 함께 평생 할 운동을 찾았다니, 정말 운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