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조금 자유로워지다
“어차피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거 알아요.”
당돌한 중2 여학생의 한마디.
나는 눈이 동그래져서 친구를 바라보았다.
분명 방금 전까지 나와 같은 친구였는데, 순식간에 그 친구는 어른이 된 것 같았다.
친구와 2:1로 선생님과의 상담 시간에 친구가 던진 이야기였다.
앞뒤 맥락은 사실 잘 기억이 안 난다.
그 한 문장만이 내 마음속 깊이 풍덩 가라앉았다.
그래, 모두가 다 나를 좋아할 수 없지.
그게 현실이고 사실이다.
모두에게서 빛나는 사람으로 남고 싶었던 사춘기 소녀의 욕심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지금은 오히려,
왜 모두의 사랑이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스치고 마주치고 대화한다.
누구나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
특히 내가 벗어날 수 없는 관계,
학생 때는 학교 안,
지금은 직장 안에서 더욱 간절해진다.
소외는, 때로 생존의 문제로 다가올 때가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적당함이 필요한 법.
우리는 두 팔 벌리고 휘청거리면서도
넘어지지 않게, 버텨야 할 때가 있다.
바깥세상에 나를 맞추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진짜 나를
잃어버리고
잊어버리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은 없다.
각자의 경험, 취향, 니즈,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순간의 장면에서 무언가 캐치하는 감각,
귀에 거슬리는 것, 눈에 밟히는 것들 …
모두 다르기에,
모두가 다 동시에 좋아할 수 있는 대상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마음을 한 번, 가볍게 덜어내도 괜찮다.
작은 실수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것처럼,
내 실수가 더 커 보이는 법이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너그러움만큼
남들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조금은 빠져나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괜찮더라.
세상은 생각보다 나에게 큰 관심이 없다.
있다가도 금세 사라지는 안개 같은 것.
그래서 오히려,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다.
내 양심에 맞추어서,
적은 만들지 말고,
내 일에 집중하며
주어진 과제를 묵묵히 풀어나가다 보면
‘모두’가 아닌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들의
따뜻한 진심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