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대통령님, 저는 사람을 달에 보내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Mr.President, I’m helping put a man on the moon.
NASA 청소원의 한마디가 자꾸만 맴돌았다.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너무 맞아서 내 머릿속이 띵하고 울렸다.
그리고 어느 곳에서든 청소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말로.
요즘 평생직장은 없다고들 한다.
n잡이라는 말도 이젠 번듯하게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여러 직업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도,
아니면 거쳐 왔고, 앞으로도 거쳐갈 수 있다.
직업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말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전혀 다른 시선은 내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다.
어린 시절 꿈꿔왔던 삶과 현실의 차이에 우울하기도 했는데,
무릎을 탁 치며 나와서 만난 세상은 훨씬 넓었다.
나는 지금 퇴근 후의 삶에서
진심으로 원했던, 하고 싶었던 일들,
꿈꿔왔던 일들을 이루어 가고 있다.
꿈이 직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직업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그 속에서 보람을 찾아가는 여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 속에서 우리는, 소속감이 필요한 존재들이다.
벗어나고 싶은 해방감도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기에 느낄 수 있겠지.
소속감이 없으면 우리는 고독해지고,
점점 고립되어 가기 마련이다.
어쩔 수가 없다.
그렇다면 내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소중함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는 게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우리는 정말 많은 시간을
일하는 데에 들이고 있다.
학원 강사 일을 하던 시절엔
미래를 살아갈 사람, 그 사람의 어린 시절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재밌고 좋았다.
나도 그들에게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
우리는 서로의 삶에 스며들었다.
지금 직장에서는
더 이상 이전처럼 직접 관계를 맺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아주 작은 빛으로 닿기를 바란다.
어느 날은
나는 그저 기계 속 톱니바퀴 중 하나가 되어버린 게 아닐까,
우울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털고 일어났다.
우리 모두 크고 작은 힘을 모아
이 세상을 계속 둥글게 굴려가고 있는 게 아닐까.
나의 시간과 노력도
그 속에서 미미하게나마
힘을 보태고 있는 게 아닐까.
사실 우리 모두 마음만 먹으면 찾을 수 있다.
나사의 청소원처럼,
당신이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어디에 닿고 있는지.
열심히 살지만, 너무 치열하진 않은,
말랑한 직장인 이야기의 두 번째 시즌,
"말랑한 직장인의 생존일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마침 업무 극성수기와 겹친 마무리라
마지막 글의 발행이 한 주 미루어질까 걱정했는데,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스스로 작가라는 상상을 해보았고요.
마감을 독촉하는 편집자에게 쫓기는 기분으로 일요일 한밤 중에 써보았습니다.
상상일 뿐이라 그런가 스릴 있고(?) 재밌네요. 후후.
2~3주 정도 현실의 삶에서 성실하게, 하지만 너무 나를 태우진 않으며, 노릇노릇하게, 적당히, 잘 해내고 돌아오겠습니다.
조금 더 단단해진 말랑이로,
시즌3으로 다시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