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코 끝에 닿아도, 나의 물결은 멈추지 않는다

접영하는 거북이 에필로그

by 유영

공기가 뜨거웠던 날들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여름은 사람을 들뜨게 하는 힘이 있다.
매년 여름밤은 설레었고,
축제 같은 날들이 무성한 계절을 이룬다.

일렁이는 파도와 달빛만 좇다 보니,
어느새 바닥에 가을이 바스락거리고 있었고,
오늘 나는 경량이지만, 출근길에 첫 패딩을 개시했다.

텐션이 한껏 끌어올려져 반짝이던 8월,
그 여름의 한가운데서 시작한 거북이 시즌2는
눈 깜짝할 사이에 끝이 났다.

지금 돌아보면 8월의 나는
조금 더 불안했고, 조금 더 물렁였다.

매번 강습 후 추가로 자유수영을 하며
나는 하루하루를 버텨냈고,
맨 끝에서 허우적대던 왕초보는
이젠 공식 1번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예전처럼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진 않을 거야.

여기저기 다른 동네로 원정수영 다니며
나의 세상이 조금 넓어졌다.

우리 수영장에서는 1번이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수영에는 끝이 없다
영법을 다 배우면, 그때부터 시작이다.

나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습관들과
싸우고 있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다시 한번 시작하기 위해,
한숨 고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물결치는 삶 속에서,
나는 나로 다시 반짝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