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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섭 Apr 13. 2022

[왜] 분류가 필요한가

새로운 개념을 이해하게 하는 방법 1편, 범주화

브랜드/마케팅/광고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다보면 새로운 컨셉, 새로운 비즈니스 등을 소개해야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가장 고민이 많이 되고 어려운 프로젝트의 유형이기도 하면서, 재밌고 동기부여를 일으켜주는 경우도 많은데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두가지 방식을 시리즈로 전해드리려 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범주화' 중심의 이해시키기 방법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범주화시키기 - 해석시키기 - 놀라게 하기



오늘 말씀드릴 방식은 아마도 새로운 개념을 이해시키고자 할 때 조금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일텐데요. 이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첫번째 단계인 '범주화'입니다. 


범주화는 사람이 어떠한 개념을 이해하는 상황에서 주요하게 사용되는 능력입니다. 무언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기존의 어떤 것과 빗대어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사람은 기존의 기억된 경험/지식을 통해 학습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어떤 것을 만나게 되면 우선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분류 중 어디에 소속되는지를 직관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날개가 달린 어떤 동물이 눈 앞에 나타났다면 "새"라는 분류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입니다.


분류를 결정했다면 그 다음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해당 분류의 '원형'과 자신이 학습해야 하는 존재를 비교해봅니다. 앞에서 예로 사용한 새로운 날개 달린 동물을 보는 상황이라면 날개는 어떤 모양인지, 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원형과 비슷한 점과 다른점을 생각하면서 새로운 존재를 이해합니다.


그 과정에서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면 이를 새로운 원형으로 이해하는 등 좀 더 기억에 남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날지 못하는 새라면 기존의 원형과는 조금 다르다고 느낄 수 있겠지요. 세번째 단계인 놀라게 하기는 필수적이진 않으나, 실현된다면 그 대상은 사람들의 기억에 원형에 가깝게 기억되며 더 오래 남게됩니다.



책상 위를 닮아있는 컴퓨터의 바탕화면


컴퓨터의 폴더가 무엇을 닮아있는지 생각해본적이 있으신가요?


컴퓨터의 바탕화면 디자인은 이러한 범주화 중심의 방식으로 새로운 개념을 적용시킨 예시로 통합니다. 폴더는 과거 책상 위에 있던 서류철을 모방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라벨링을 통해 서로 다른 문서들을 분류하는 방식을 말이죠. 인간의 범주화를 활용해 디지털화된 바탕화면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인식시키는 동시에 그 자체가 범주화와 분류를 위한 것이라는게 재밌습니다.


컴퓨터의 바탕화면은 책상 위 서류철보다 더욱 편리하고 진일보한 기능들을 사람들에게 제공했고, 지금은 이런 놀라움으로 인해 다른 학습이 필요하지 않은 새로운 원형이 되었습니다.



시장 내에서 대체하고 개선하는 브랜드라면


당신의 비즈니스/제품/서비스/브랜드가 기존에 존재했던 어떤 것과 유사한 특징을 가지지만 그것을 대체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성격을 지닌다면 범주화 중심의 접근이 도움이 됩니다. 긴 설명 없이도 브랜드를 이해시킬 수 있고, 그것을 구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대도 비교적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범주화와 해석에 그친다면 그것의 새로운 정도는 제약될 수 있기 때문에 놀라게 할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하여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카테고리 혁신, 놀라게 하기로 시장에서 차별화되기


이 때 떠올릴 수 있는 개념이 '카테고리 혁신'입니다. 이는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인 데이비드 아커 교수에 의해 소개된 개념으로 실제로 카테고리 내에 존재해서 그 유사성을 이용해 쉬운 이해를 유도하면서도 '놀라게 하기'를 통해 부분적으로 혁신적인 아이콘이 되는 케이스를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카테고리 혁신에 성공한 브랜드는 새로운 하위 카테고리를 형성하며 시장 리더쉽을 갖게 됩니다. 


아커 교수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명사인 도요타 프리우스와 드라이피니시 맥주의 대표 브랜드인 아사이를 대표적 사례로 소개합니다.


프리우스는 자동차라는 큰 카테고리 내에 존재하면서도 하이브리드카로 표현되는 '친환경' 포지셔닝의 리더쉽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를 통해 실용성과 친환경성의 동시 추구라는 메시지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들은 도요타의 프리우스를 선택하게 되었고, 분류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놀라게 하기로 독보적인 포지션을 형성해낸 조좋은 사례라 하겠습니다.


아사이의 드라이피니시 맥주 또한, 기존의 깊은 맛을 강조하는 맥주 시장에서 '수퍼드라이'라는 상품을 새로이 시장에 소개하므로써 담백한 맛을 가진 맥주의 새로운 장르를 형성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맥주를 선택할 때 담백하고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것을 찾고 싶다면, 고민 없이 아사이의 상품을 선택하게 한 것입니다.



분류 내에서 새로운 원형을 추구하다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구매하는 Pull 기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대체하고 새롭게 하려는 상황에서 이러한 분류(범주화) 기반의 새로운 원형 만들기 방식은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합니다. 또한 분류라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이해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당신이 꼭 브랜드나 마케팅에 관련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개념을 전달하거나 설명할 때 유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해가 분류 자체에 그친다면 정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도 농후하기에, 해석과 놀라게 하기를 통해 기존의 원형과 무엇이 다른지도 명료히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에는 이러한 분류화를 먼저 이용하지 않고, 놀라게 하기를 더 중심에 두어 Push 방식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게 만들고 스스로 원형이 되는 방식에 대해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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